가뭄·해충·사육두수 감소 겹쳐…중소 육가공업체 5억달러 지원 검토
미국 쇠고기 가격이 가뭄과 외래 해충 확산, 소 사육두수 감소가 겹치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햄버거용 다진 쇠고기 1파운드 평균 가격은 6.72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3% 오른 수준이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도 분쇄육과 스테이크용 쇠고기 가격이 전년보다 14% 올랐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생우 선물 가격도 전년 대비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뭄 장기화로 사육두수 급감
쇠고기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공급 부족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목초지 여건이 나빠지고 사료비와 목초지 관리비, 인건비 등 생산비가 함께 올랐다.
이 때문에 목장주들이 번식용 암소를 남겨 장기적으로 사육두수를 회복시키기보다, 당장의 수익을 위해 소를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늘었다.
올해 초 미국의 소 사육두수는 8620만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195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급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웰스파고 농식품연구소의 로빈 웬젤 소장은 송아지가 시장에 출하되기까지 2~3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 신대륙 나사벌레 감염도 악재
외래 해충인 신대륙 나사벌레 확산도 쇠고기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방 농무부 산하 동식물위생검사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27건의 신대륙 나사벌레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감염 사례는 쇠고기 생산지로 알려진 텍사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신대륙 나사벌레는 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고, 유충이 주변 조직을 파먹으며 자라는 파리다. 농무부는 식품 안전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방역 조치와 유통 차질로 물류 비용이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어니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이 올라도 육류 소비 습관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쇠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작은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 육가공업체도 손실 확대
쇠고기 가격 급등은 소비자뿐 아니라 육가공업체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업체들은 소 한마리당 약 300달러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업체들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국 4대 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올해 초 네브래스카의 대형 쇠고기 가공 공장을 폐쇄했다. 미국 최대 쇠고기 가공업체 JBS도 가격 급등 여파로 이달 초 펜실베이니아 시설을 폐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소 육가공업체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닭고기와 돼지고기 등 여러 육류 제품을 함께 취급하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쇠고기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중소 육가공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중소 육류 가공업체에 최대 5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원 대상에서 미국 4대 대형 업체는 제외될 전망이다.
보조금은 일정 수준의 가공량을 유지하는 쇠고기 가공 공장에 배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쇠고기 공급망이 더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쇠고기 가격 안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물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법무부는 육가공업체들의 가격 담합 여부 등 불법 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