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은 1급 발암물질·술은 소량도 위험…채소·통곡물·커피는 보호 효과
수십 년간의 연구가 식단과 암 발생 위험 사이의 뚜렷한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하버드대, MD앤더슨 암센터 등 주요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을 취재해 현재까지 밝혀진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특정 음식 하나가 암을 유발하거나 예방한다는 뜻이 아니라 전반적이고 장기적인 식습관이 암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최신 연구의 방향이다.
◇ 채소와 통곡물을 중심에 둬야
전문가들이 가장 일관되게 권고하는 것은 통곡물, 신선한 과일과 채소, 콩류, 견과류를 중심으로 한 식단이다. 오하이오주립대 암역학자 프레드 타붕 박사는 이런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인슐린과 염증 수치가 낮다고 밝혔다.
만성적으로 높은 인슐린과 염증은 비만과 대사 증후군의 핵심 특징이며 암 위험을 높이는 주요 경로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과일, 통곡물은 장 속 암 유발 물질의 노출 시간을 줄이고 장내 유익균을 키워 염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킴미 응 박사가 설명했다.
상추, 케일, 시금치, 루콜라 같은 짙은 녹색 채와 당근, 얌, 호박 같은 짙은 노란색 채소가 인슐린과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가공육은 끊고, 붉은 고기는 줄여라
국제암연구소(IARC)는 베이컨, 살라미, 핫도그 같은 가공육을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붉은 고기는 제한적이지만 강력한 근거에 따라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했다.
붉은 고기 속 철분의 종류와 고온 조리 시 생성되는 화학 물질이 DNA 손상을 유발하는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가공육의 질산염과 아질산염도 암과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가공육은 가급적 피하고 붉은 고기는 주 2~3회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했다. 그릴 조리 시에는 감귤류나 식초 기반의 산성 마리네이드를 사용하면 발암 물질 생성량을 줄일 수 있다.
생선은 독립적으로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 초가공 식품을 줄여라
탄산음료를 포함한 초가공 식품이 암과 연관된다는 근거가 늘고 있다.
초가공 식품은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고당분·고열량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식품 속 화학 물질이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흩뜨리고 장 점막을 손상시켜 염증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프랑스의 대규모 연구에서는 일부 흔한 방부제가 전체 암, 특히 유방암과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부제 노출을 줄이려면 신선하거나 냉동된 통식품을 선택하고 가정 주방에서 흔히 쓰는 재료만으로 만든 식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 술은 적게, 가능하면 끊어라
알코올의 암 위험은 과음과 폭음에서 가장 크지만 소량 음주도 일부 암 위험을 높인다. 미국암연구소의 기오타 미트루 박사는 “암 위험에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 적게 마실수록 좋고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알코올이 암을 유발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체내에서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고, 일부 유방암을 자극하는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이며, DNA를 손상시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DNA 복구를 방해한다.
빈속에 음주하면 발암 물질 노출이 더 높아질 수 있어 공복 음주는 특히 피해야 한다.
◇ 커피·차·유제품은 어떨까
오하이오주립대 로빈 랄스턴 영양사는 하루 세 잔까지의 커피나 차 음용이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 수치 저하와 연관됐다고 밝혔다.
뜨겁거나 차갑게, 집에서 내리거나 병에 든 제품이나 상관없이 설탕을 첨가하지 않으면 권장할 수 있다고 했다.
유제품과 그 속의 칼슘은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거트, 케피어, 치즈 같은 발효 유제품은 장 건강을 돕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 결국 비만이 가장 큰 위험 요소
식단과 암의 연관성 중 가장 분명한 것은 비만을 통한 경로다. 비만은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신장암, 간암, 췌장암 등 10여 가지 이상의 암과 연관돼 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에드워드 지오바누치 교수는 식단이 체지방이나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 이것이 “식단이 암 위험에 미치는 가장 큰 단일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복부 지방인 내장 지방은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주 대부분의 날 30분 이상의 중간 강도 운동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오바누치 교수는 건강한 체중 유지와 운동을 통한 좋은 대사 건강이 암뿐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치매 예방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