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코로나 사태] 코로나가 드러낸 무비자 파견의 민낯

한국서 파견된 근로자 대부분 무비자로 입국해 근무

입국 거부사례 잇따라…지난 주에도 강제출국 당해

총영사관도 인지…이민법 위반, 외교문제 비화 우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에서 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0대 남성 근로자 1명이 위급한 상태로 중환자실(ICU)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온 이 근로자는 평소 폐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폐렴이 악화돼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기 기술자인 이 근로자는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현장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에 제보한 현장 관계자는 “한국에서 들어오는 파견 근로자들은 거의 전부가 무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90일간의 체류기간을 다 채우면 다음 입국 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2달 남짓 일하다 한국으로 귀국한다”고 전했다.

실제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다 심사 과정에서 적발돼 강제 출국당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제보자는 “지난주 화요일(27일)에도 한국에서 입국하던 근로자 1명이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해 지인들을 통해 애틀랜타총영사관에 연락했었다”면서 “하지만 총영사관에서도 방법이 없다고 해서 결국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애틀랜타 공항에서 강제 출국된 한국 근로자가 50명은 넘을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이민국에 의해 체포돼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있다가 옷을 분실해 그대로 죄수복을 입고 한국으로 출국조치된 근로자 1명이 인천공항에서 셀카를 찍어 보내기도 했다”고 씁쓸해했다.

건축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공사현장에 한국 근로자가 파견돼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며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등을 위해 효율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부분이 무비자로 입국해 합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미국 노동자 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미국 이민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료부담 및 사망 등의 사건이 발생할 경우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에서 파견된 근로자들은 대부분 공사 현장 인근의 주택을 임대해 방 1개에 2명씩 한 집에서 6~8명이 거주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의 코로나19 확진자 10여명 전원이 한국에서 온 근로자들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본보는 지난 1일 애틀랜타총영사관 이광석 부총영사에 질의를 했으며 이에 대해 이 부총영사는 “SK이노베이션 문제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으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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