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방탄소년단 RM, 예술 후원자로 변신”

20세기 한국 작가들에 집중…”그들이 나를 지켜보는 듯”

NYT “효과적 정치인, 인기가 많고 약간 별난 교수 될수도”

방탄소년단(BTS) RM
방탄소년단(BTS) RM [연합뉴스 자료사진]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27·본명 김남준)의 ‘예술 후원자’라는 새로운 역할에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주목했다.

NYT는 24일 아이돌 그룹의 슈퍼스타 RM이 한국의 과거 미술 작가들에 심취해 그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구매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몇 년간 ‘아트 컬렉션’을 구축한 RM은 세계 양대 미술 장터(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소장 작품을 전시할 예술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열성 팬들이 RM의 예술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기성 예술과 일반 대중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RM은 NYT와 인터뷰에서 시각예술에 대한 자신의 열정이 “우연한 만남이라기보다는 뜻밖의 기쁨”을 통해 다가왔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간 미술관에서는 별 흥미를 못 느꼈다고 한다.

2018년 콘서트 투어 중 시간을 내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를 들렀고, 그곳에서 본 모네와 쇠라의 작품이 전환점이 됐다.

RM은 “스탕달 신드롬(뛰어난 예술 작품을 접했을 때 그 충격과 감흥으로 일어나는 정신적·육체적 이상 반응) 같은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연습생 생활을 하느라 17살 때 학업을 그만뒀던 RM은 미술에 빠진 후 “다시 책을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의 작업실에는 조지 나카시마의 책상과 윤형근의 추상화가 놓여 있고, 벽에는 박수근과 백남준 등 20세기 한국 작가의 작품 20여 점이 걸렸다고 NYT는 전했다.

RM은 해외 투어를 통해 “내 뿌리는 한국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한국전쟁, 군사독재, 경제난을 경험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들의 피와 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대가들의 작품에 둘러싸인 그는 “그들이 나를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이 작품들에서 나오는 아우라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곤하거나 실망스러울 때는 가끔 서서 그들(작가들)과 대화한다”고 RM은 전했다.

건물 1층에 카페를 열고 위층에 젊은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상도 한다면서 “내가 예술계의 외부인으로서 줄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NYT는 RM이 카리스마적이고 학습이 빠르다면서 “그가 효과적인 정치인이나 인기가 많으면서도 약간은 별난 교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