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신구 간판, 브래디-머홈스 슈퍼볼 격돌 ‘개봉박두’

오는 7일 탬파베이-캔자스시티 슈퍼볼 ‘과거와 미래의 대결’

맥코이 “브래디, 나이 든 조던 같다…머홈스 젊은 브라이언트”

“올해 슈퍼볼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큰 경기입니다. 분명히 20, 30, 40, 50년 뒤에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경기가 될 겁니다.”

댈러스 카우보이스 쿼터백이었던 토니 로모 CBS 해설가는 2일 온라인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닷새 앞으로 다가온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을 이같이 예고했다.

올해로 55회째를 맞는 슈퍼볼은 오는 7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격돌로 치러진다.

NFL의 과거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쿼터백인 톰 브래디(44)와 패트릭 머홈스(26)의 어깨 대결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명 쿼터백 출신으로 ‘족집게’ 해설로 유명한 로모는 “이미 최고의 선수인 브래디에게 맞서 15년 뒤에는 같은 성층권에 진입할 머홈스가 대결한다”며 “이 경기는 영원히 얘기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20년간 뛰며 슈퍼볼 6회 우승을 달성한 브래디는 지난해 3월 탬파베이와 2년간 5000만달러(약 559억원)에 계약했다.

브래디의 성공에는 NFL 최고의 지략가로 꼽히는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브래디는 보란 듯이 이적 첫 시즌에 탬파베이를 슈퍼볼에 올려놓고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브래디는 슈퍼볼 최다 진출(10회) 선수이자 슈퍼볼 역대 최다 우승(6회) 선수이며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역대 최다 수상자(4회)다.

NFL 정규시즌(230승)-포스트시즌(33승) 통산 최다승 선수라는 대기록을 보유 중인 브래디는 자타가 공인하는 NFL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이런 브래디도 선수 생활 초기에는 머홈스만큼 뛰어나지 않았다.

프로 4년 차인 머홈스는 실질적인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캔자스시티에 50년 만의 우승을 안기며 슈퍼볼 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머홈스가 올해 슈퍼볼에서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면 26세 생일 이전에 우승 반지 2개를 보유한 NFL 역사상 최초의 쿼터백이 된다.

이는 브래디도 못 한 일이며. 존 몬태나도 마찬가지다. ‘세기의 쿼터백’으로 불렸지만 유독 우승 운이 없었던 페이튼 매닝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머홈스는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의 아버지(팻)에게 물려받은 강한 어깨에 발이 빠르고, 러닝 스로우에 능해 상대 팀의 거센 압박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브래디의 전성기 때와 비교해도 지금의 머홈스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머홈스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의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30차례 패싱 공격을 시도해 21번을 적중시키며 255야드를 따냈다. 인터셉션은 없었다.

이건 몸풀기에 불과했다. 머홈스는 버펄로 빌스와의 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선 38차례 패스를 시도해 29번을 정확하게 연결했다.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포함해 325야드 전진을 이끄는 동안 인터셉션은 이번에도 없었다.

머홈스가 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 당했던 뇌진탕 여파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깨 대결에서 머홈스가 완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브래디는 브래디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언더독'(승리 가능성이 낮은 약자) 취급이 브래디의 승리욕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브래디는 이번 주 가족들을 딴 곳으로 보내고 혼자 집에 머무르며 슈퍼볼에만 집중하고 있다.

슈퍼볼 역사상 개최 팀이 슈퍼볼에 진출한 경우는 탬파베이가 처음인데, 브래디에게는 확실한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탬파베이의 러닝백 르숀 맥코이는 브래디와 머홈스의 대결을 ‘NFL판’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대결로 비유했다.

맥코이는 “브래디는 나이 든 조던과 같다. 이젠 에어 조던 덩크를 할 수 없지만,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상대를 꺾을 수 있다”며 “반면 머홈스는 젊은 브라이언트다. 그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코이는 지난 시즌에는 캔자스시티에서 뛰면서 머홈스와 함께 슈퍼볼 우승에 힘을 보탰고, 비시즌에 탬파베이와 계약했다.

올해 슈퍼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경기장 수용 인원의 약 30%인 2만20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화상 인터뷰하는 브래디(오른쪽)와 머홈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