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감독들 “DH·연장 승부치기 등 새 규정 지지”

올해 코로나로 4가지 선수보호 규정 신설…내년도 존속될 듯

미국프로야구(MLB) 감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초미니 시즌을 치르기 위해 올해 새로 도입된 규정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야구의 전통을 깨고 올 시즌 적용한 새 규정은 지명 타자(DH) 제도의 양대 리그 확대, 연장전 승부 치기, 포스트시즌(PS) 확대, 7이닝 더블헤더 등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 스포츠가 지난주 감독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1일 소개한 내용을 보면, 감독들은 내년 시즌이 어떻게 치러지든 4가지 신설 규정을 계속 존치해야 한다는 쪽에 몰표를 던졌다.

표결 결과는 19-1, 18-2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도입한 구원 투수가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규정은 찬성 12, 반대 8로 엇갈렸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투수들이 타격하는 것에 긍정적이었지만, 지명 타자 제도를 정말로 좋아하게 됐다”고 평했다.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는 그간 지명 타자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투수를 타석에 내보내지만, 올해엔 지명 타자 제도를 썼다.

마이크 머시니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은 연장전에서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승부 치기와 관련해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색다르지만 흥미진진하다”고 호평했다.

데이비드 로스 시카고 컵스 감독은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7이닝 더블헤더는 상당히 의미 있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며 “마이너리그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왜 빅리그에 적용하지 못하느냐”고 강조했다.

올해처럼 양대 리그에서 10개 팀 대신 16개 팀이 참가하는 포스트시즌을 지지한 버드 블랙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단판 대결 대신 3전 2승제로, 그리고 지명 타자 제도를 양대 리그에서 모두 시행하되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만 적용하자는 획기적인 제안도 내놨다.

마이애미 말린스를 17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끈 돈 매팅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야구를 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삼진과 홈런만 난무하고 역동성이 사라진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가 재미없었다”며 “더 나은 경기, 더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률에 기반한 수비 시프트, 천편일률적인 발사 각도와 빠른 공 중시 경향 등 야구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전술을 규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MLB 개막이 미뤄져 텅 빈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구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