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팀, 기침 소리로 코로나19 판독

인공지능 통해 97%까지 식별…실용화위해 추가 연구 필요

기침 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시험 결과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나 실제 코로나19 환자 식별에 사용되기까진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휴대폰을 통해 녹음된 기침소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모델을 활용하면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바이러스를 통제하는데 무증상자들을 신속하게 식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무증상자가 아니라도 눈에 띄는 증상이 없을 수 있어 감염자도 모르게 다른 이들에게 퍼트릴 위험이 높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인공지능은 사람의 귀로 구분할 수 없는 기침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스마트폰에서 녹음한 소리를 적용시키면 유용한 코로나19 조기 진단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질병이 언어와 다른 소음에 미치는 미세한 변화를 연구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기침 소리와 대화를 통해 알츠하이머 여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진의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이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대신 코로나19 연구로 방향을 돌렸다.

브라이언 수비라나 MIT 오토아이디센터 교수는 “대화를 하거나 기침을 할 때 모두 성대와 주변 기관의 영향을 받는다”며 “당신이 얘기를 나눌 때 하는 말이 기침과 유사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기침을 통해서 사람의 성별, 언어, 감정상태 등의 구분이 가능하다.

연구진이 코로나19를 위해 용도를 변경하기 전 알츠하이머 관련 연구에선 ‘ResNet50’라는 인공 신경망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신경망에 사람의 언어를 대략 1000시간 동안 훈련시킨 뒤 여러가지 다른 감정 상태에서 단어를 얘기하고 폐와 호흡기능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기침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훈련시켰다.

또한 약한 기침과 강한 기침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기침 기록 2500여개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이 인공지능은 코로나19 환자를 구분하는데 97.1% 정확도를 기록했다.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구분 비율은 100% 정확하게 식별 가능했다.

연구진은 “분석결과는 인상적이지만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며 “이 시스템의 중요 가치는 무증상 사람들의 건강한 기침과 해로운 기침의 차이를 발견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이 실제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단하기보다는 일종의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실제 사용 시 주사 등으로 몸을 찌르지 않으며 즉시 무료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잠재적으로 유용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록 이미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단하는 용도는 아니지만 격리조치의 필요 여부는 알려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계속 질병의 징후를 탐지하는데 응용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후 코로나19가 물러가면 다시 기침과 알츠하이머 연구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 인공 신경망의 각 조건에 약간의 조정만 하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라나 교수는 “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교실, 공장, 식당에 들리기 전에 활용해 전염병 확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모습./al.mil((U.S. Air Force photo by Airman 1st Class Taylor D. Sl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