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살해 협박’ 온라인 게시글 경찰 수사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 벌인 기자…스마트워치 지급 신변보호

IP주소는 서울로 확인…추가 신변보호 조치 필요할지 여부 검토

한국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하고 비서관과 언쟁을 벌인 MBC 기자를 살해하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가 총대 메고 MBC 기자 죽인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MBC 기자가 이기정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주고받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당장 MBC에 찾아가 죽이겠다”고 썼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통신사에 요청해 해당 글을 올린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가 서울인 것을 확인하고 현재 해당 주소지를 상대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성자가 타지역 거주자일 경우 부산청에서 향후 수사를 서울로 이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글을 올린 작성자가 실제 거주하는 것이 맞는지 명의만 빌린 것인지 등 아직 확인할 작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해당 기자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도 하고 있다.

전날 MBC 본사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신변 보호 112시스템 정보 등록과 MBC 사옥 주변 순찰도 했다.

경찰은 향후 글 작성자 수사를 맡게 될 경찰서에서 사건 위험도 등을 판단해본 뒤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MBC 취재진을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 MBC가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발걸음을 옮기는 윤 대통령에게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 비서관이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하자 기자가 “질문도 못 하느냐”고 맞받아치며 설전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