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파리지앵 평가…”교과서적 안무·인터미션 많아 리듬 깨져”
방시혁 “성장률 둔화…위기감”…BTS 이을 차세대 주자 없어
프랑스 유력 일간지가 올여름 프랑스에서 열린 전 세계 유명 가수들의 공연 중 블랙핑크의 7월 앙코르 공연을 최악의 공연으로 자체 평가하면서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K팝 신드롬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르파리지앵은 2일 올해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와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자체 평가한 결과 이같이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블랙핑크는 지난 7월 15일 프랑스 스타디움 공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월드 투어 콘서트 ‘본 핑크'(BORN PINK)의 앙코르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공연장엔 5만5000명의 관객이 찾았다.
르파리지앵은 당시 공연에 대해 “스타드 드 프랑스를 가득 채운 관중이 있다고 해서 그에 걸맞은 공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케이팝(K-POP) 열풍을 일으킨 블랙핑크 콘서트를 떠나면서 내린 결론은 이것”이라고 평가했다.
르파리지앵은 그러면서 “안무가 너무 교과서적이었고, 멤버 간 소통 부족으로 종종 서로 앞을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멤버들을 포착해 보여주는 비디오 영상이 지저분하고 카메라가 안정적이지 않아 공연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은 점, 인터미션이 지나치게 많아 리듬이 깨진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르파리지앵은 특히 공연 말미 한 명의 멤버가 이유 없이 무대를 떠나고 남은 세 명은 특정 플래카드를 든 관중을 부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고 꼬집으며 “이 젊은 한국인들의 인기에 부응하지 못한 쇼였다”고 비판했다.
르파리지앵이 지목한 멤버는 제니로, 그는 다른 멤버들과 무대 위에 서 있다가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제니는 3분 후 검은색 하의를 흰색으로 갈아입고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BTS와 함께 K팝 글로벌 신드롬의 양대 축으로 꼽혔던 블랙핑크는 멤버들의 재계약을 앞두고 태국 출신 리사의 계약 불발이 예고되면서 해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앞서 BTS는 멤버들의 군입대 등으로 인해 그룹 활동이 중단됐고 곧 30대로 접어들게 돼 예전같은 팬덤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한 토론회에서 “미국 등 주류시장에서 K팝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피력했다. 또한 한때 업계 1위였던 SM엔터테인먼트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이렇다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신생 기획사들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BTS와 블랙핑크 이후 양산된 K팝 그룹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처럼 획일화한 군무와 보컬, 랩 등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레딧(Reddit)등 미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 새만금 잼버리 폐막공연으로 K팝 그룹들이 소모되면서 일부 외국 팬들은 “K팝 스타들이 국가 소유 상품이냐”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한국 K팝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바둑채널보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수준”이라며 한국에서도 시들한 열기를 지적한 뒤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BTS와 블랙핑크가 최고 아이돌로 남을 것”이라고 발전없는 K팝 산업의 미래를 예측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