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상 포함 주요 부문 휩쓸어…대학로 뮤지컬로 브로드웨이 점령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뮤지컬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하며 K-뮤지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6월 8일(현지시간)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올해 최다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수상은 한국에서 초연된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한 첫 사례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펼쳐지는 미래 배경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서울 대학로의 약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첫 공연을 올렸으며, 이후 영어 버전으로 제작돼 2024년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브로드웨이 무대에 정식으로 올랐다.
토니상에는 총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 등과 함께 최다 후보작으로 주목받았으며, ▲편곡상 ▲의상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음향디자인상 부문에서도 최종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박천휴 작가는 작사·작곡상 수상 소감에서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인디팝,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스타일이 어우러진 ‘멜팅팟(용광로)’ 같은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한국 뮤지컬 창작자들의 브로드웨이 도전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된다. 앞서 2023년에는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흥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토니상에서 린다 조 의상디자이너와 김하나(미국명 하나 수연 김) 조명디자이너가 각각 수상하며 한인 창작자들의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