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피자를 만드는 사람도, 공동체 리더도 예외 없다”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단속을 주도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조지아 지부가 향후 직업이나 지역사회 기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불법체류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ICE 조지아 지부 공보 담당 린지 윌리엄스는 23일 현지 언론 ‘서배나 모닝 뉴스(Savannah Morning News)’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졸업자든, 의사든, 변호사든, 피자 장인이든, 공동체 지도자든 불법 체류자라면 ICE를 마주치는 순간 체포·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에 따르면 ICE는 사전 정보를 기반으로 표적을 추적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드론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특정 개인이 표적으로 지목되면 그의 거주지나 이동 경로를 따라가 출근 시간 등 취약한 틈을 이용해 차량 단속 등으로 체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윌리엄스는 이어 “ICE는 특정 표적이 있는 경우에 작전을 개시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불법체류자를 마주치면 역시 눈 감지 않고 체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표적이 아닌 단속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불법체류자들도 예외 없이 추방 절차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번 발언은 이달 초 ICE가 조지아주에서 300명 이상의 한국인 노동자들을 체포·구금한 사건 이후 나온 것이다.
당시 단속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들 중 다수는 단기 비자 문제 등 절차 미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후 석방되어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해당 단속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안정성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잇따랐고, 조지아 내 한인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 재계에서도 민감한 반응이 나온 바 있다.
한편, 조지아주에는 현재 ICE 작전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75명 규모의 주방위군과 공군 병력이 배치돼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불법 이민을 저지하고 미국인을 안전하게 하려는 백악관의 노력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켐프 주지사는 정작 현대차-LG 단속 직후 이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았으며, 최근 한국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인사회 내에서는 ‘비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ICE의 이번 입장은 향후 조지아를 포함한 남부 지역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경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한인 노동자나 유학생 등 체류 신분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이들이 직접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