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연 100만명 추방 목표…채용 웹사이트 개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인력 충원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채용 캠페인을 시작했다. 새로운 직원들에게는 최대 5만달러(약 6700만원)의 계약 보너스가 제공되며, 향후 5년간 거액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ICE는 30일 ‘AMERICA NEEDS YOU’라는 슬로건과 함께 채용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추방 담당관, 수사관, 이민법 담당 변호사 등 수천 명의 신규 인력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고위 인사들의 사진이 실린 포스터에는 “DEFEND THE HOMELAND(조국을 수호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군 모집 포스터를 연상케 한다.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노엠 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용기 있고 헌신적인 미국인들이 ICE에서 봉사해야 할 결정적 순간”이라며 “국가가 여러분을 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채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서명한 대규모 세금 감면 및 예산삭감 법안에 따라 ICE에 765억달러(약 100조원)의 예산이 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1700억달러가 이민 단속과 국경 보안에 투입되며, ICE는 이 중 450억달러를 구금시설 확충에, 300억달러를 신규 인력 1만명 채용에 사용할 계획이다.
새로 채용될 추방 담당관들은 미국 내에서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을 체포·추방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법원·거리·사업장 등에서 고강도 체포 작전도 수행한다. 모집 페이지에는 군용 장갑차에 탑승한 ICE 요원들이 등장하는 사진이 게재됐다.
또한 범죄 수사관 및 이민 법률 전문가 채용도 병행되며, ICE는 이번 주부터 대학 캠퍼스, 취업 박람회, 경찰 조직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ICE의 급속한 확대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슨 하우저 전 ICE 비서실장은 “현재 ICE에는 약 6000명의 요원이 있으나, 케이스는 급증하고 있다”며 “정확한 훈련과 검증 없이 무리한 채용이 이뤄질 경우, 과거 국경순찰대처럼 내부 비위 사건이 급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문 교육을 마친 요원을 투입하려면 최소 3~4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민간 용역업체, 주방위군, 연방 법 집행기관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과거 국경순찰대는 채용 확대 당시 훈련 기준 완화로 인해 인권 침해 및 범죄 연루 등 문제를 겪은 바 있다.
경찰 정책 연구기관 PERF의 책임자 척 웩슬러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전역의 경찰 조직이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1만달러~7만달러 사이의 채용 보너스 경쟁이 치열하다”며 “ICE가 제시한 5만달러는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DHS의 대규모 채용이 자칫 지역 경찰의 인력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