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카운티 3억달러 인센티브 제공…고용 목표 80% 미달 시 환수 조항 발동 가능
조지아 북부 잭슨카운티 커머스의 SK배터리 아메리카 공장에서 직원 958명이 해고되면서 공장 유치 당시 조지아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제공한 3억달러 규모 인센티브 계약 조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배터리는 6일 근로자 조정 및 재교육 통지(WARN) 문서를 통해 해고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해고 대상자들의 마지막 근무일은 3월 6일이며 급여는 5월 6일까지 지급된다.
이번 감원은 공장 전체 인력의 약 37%에 해당하며 잔여 인력은 약 1600명이다.
◇ 약속은 2600명이었다
SK배터리는 2022년 1월 커머스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2600명 채용을 약속했다. 이 공장에는 약 26억달러(약 2조6000억원)가 투자됐으며 당시 조지아 역사상 최대 규모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공장 유치를 위해 조지아 주정부는 세액공제, 보조금, 직업훈련 지원 등 1억7680만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잭슨카운티는 283에이커 부지 무상 제공과 20년간 재산세 감면을 포함해 1억2270만달러를 별도로 지원했다. 합산 규모만 약 3억달러다.
◇ 클로백 조항의 칼날
조지아주가 제공한 1875만달러 주정부 보조금에는 클로백(claw back) 조항이 명시돼 있다. 고용·투자 목표의 80% 이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조지아주가 지원금 환수를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세액공제 혜택 역시 고용 인원이 유지되는 기간에만 적용되는 구조여서 대규모 감원은 혜택 자동 축소로 이어진다.
현재 공장 고용 인원은 약 1600명으로 당초 약속한 2600명의 62% 수준이다. 80% 기준선인 2080명에 480명 모자란다. SK배터리는 이미 2023년 9월 약 400명을 해고한 바 있어 감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트럼프 탓만은 아니다
정치권은 일제히 이번 해고의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 후퇴를 지목했다.
조지아 연방 상원의원 존 오소프는 “이것은 배터리 제조 일자리였고 이제 사라졌다. 전기차 정책을 공격한 결과 조지아 경제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도 같은 맥락에서 연방 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 후퇴를 비판했다.
조지아 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키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도 성명을 통해 “1000명에 가까운 조지아 시민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트럼프의 무모한 행동이 낳은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트럼프 정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SK배터리의 주요 납품처인 포드는 트럼프 취임 이전인 2024년 초부터 이미 순수 전기차 투자를 축소하고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반에서 소비자들이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흐름도 같은 시기 이미 뚜렷해졌다.
SK배터리가 이 흐름을 읽지 못한 채 포드 단일 고객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유지한 것이 이번 사태의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이 트럼프 정책을 겨냥하는 사이 SK의 시장판단 실패와 고객 다변화 부재, 그리고 조지아 납세자들에게 약속한 2600명 고용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질문은 뒤로 밀리고 있다.
◇ 본보, 계약서 정보공개 청구
SK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 등 새로운 고객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조지아와 미국 내 첨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조지아 주정부도 공장 운영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3억달러의 공공 자금이 실제로 어떤 조건 아래 집행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본보는 조지아주 경제개발부와 잭슨카운티에 SK배터리와의 인센티브 계약서 원문을 요청하는 정보공개 청구(Open Records Request)를 제출했다.
클로백 조항의 구체적 조건과 현재 고용 목표 미달에 따른 환수 절차 개시 여부가 계약서를 통해 확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인들을 포함한 조지아주 납세자들의 돈으로 유치한 공장이 약속한 일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 계약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공공 책임의 문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