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 있는 젊은 탈북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10일 워싱턴DC에 있는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에서 한미 양국의 탈북민들이 참여하는 ‘젊은 탈북민 지도자 총회’가 열렸다.
총회는 그동안 양국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 수립 과정에서 사실상 소외됐던 젊은 세대의 탈북민들이 더 목소리를 내고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그는 북한의 핵, 인권 문제는 그 원인인 김정은 정권을 교체해야 해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자유가 유입되기 시작하면 김정은은 생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고발해 주목받은 이서현 씨는 이전 탈북민 세대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지만 북한과 중국에서 경험한 일을 증언하면서 국제사회에 “눈물로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우리 젊은 세대는 각자 경험과 북한과 중국에서의 생존 투쟁을 서술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발언한 젊은 탈북민들은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이들로 탈북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뉴욕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김진미 씨는 소수의 탈북자가 바퀴벌레와 쥐를 요리한 경험담 등 자신이 겪은 고난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언론이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상이 최종 목표인 북한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이 만든 이미지 때문에 우리는 신원을 자주 숨긴다. 내가 탈북민이라는 것을 밝히면 ‘가난하다, 미개하다, 바퀴벌레’ 같은 해시태그가 (내 SNS에) 붙는다. 그래서 난 내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제작자 조문호 씨도 미디어가 탈북민을 변절자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찬양하는 사람으로만 묘사한다면서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총회에는 북한 김책공대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2015년 미국 시민권자가 된 해리 김씨, 탈북민 정착 지원단체 ‘우리온’의 박대현 대표, ‘아오지까지’란 책을 쓴 조경일 피스아고라 대표,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건축설계 일을 하는 남송씨, 서울대 공익법률센터에서 탈북민과 난민 변호를 하는 임철 변호사 등이 참석해 자신의 포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