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음주운전 이력이 문제…아내 생일날 체포돼
유타주에서 활동 중이던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존 신(37) 씨가 지난주 콜로라도 출장 중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돼 구금됐다. 구속 사실이 알려진 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아내 다나에 스노우의 생일이었다.
스노우 씨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생일 아침 남편으로부터 문자로 축하 인사를 받았지만, 오후에 남편이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구금됐다고 알려왔다”며 당시 충격을 전했다. 신 씨는 현재 캘리포니아 이민자 수용시설에 수감 중이다.
신 씨는 10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해 유타주에서 성장했다.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모두 유타에서 마쳤고, 그 후에도 지역 사회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며 미국 내 삶을 이어왔다. 그의 체류 신분은 처음엔 동반가족 비자였고, 이후 아버지 사망 후 불법 체류자 청소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를 통해 합법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는 이후 미국 시민권자인 스노우 씨와 결혼해 시민권 취득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과거 음주 운전 이력이 문제가 됐다.
신 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2019년 ‘임페어드 드라이빙’(운전 능력 저하 상태 운전)으로 단속된 이력이 체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치료 프로그램 이수, 보호관찰 등 법원 지시를 모두 따랐고, 이후 운전면허증도 재발급 받았다. 그러나 해당 기록이 남아 있었고, 이로 인해 DACA 갱신이 불가해지면서 ICE의 단속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은 “존 신은 사회에 기여하는 예술가이며, 범죄 경력이라 보기 어려운 사건 때문에 구금된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도 있다. 5세에 미국으로 이주해 텍사스 A&M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라임병 백신을 연구해온 김태흥(40) 씨는 남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다녀오던 중, 지난 7월 21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ICE에 체포돼 한 달 넘게 억류 중이다. 가족은 김 씨가 2011년 대마초 소지 혐의로 받은 사회봉사 명령 이력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인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는 김 씨 석방을 호소하는 어머니의 편지를 최근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처럼 과거 경미한 전과가 있는 한인 이민자들이 체류 자격 갱신이나 입국 시 ICE에 의해 체포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한인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대부분의 생애를 살아온 이민 1.5세, 2세들이 서류미비자 신분으로 처벌받고 있는 것이다.
신 씨의 아내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편은 미국이 고향이고,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란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