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주운 13만5천불 돌려준 10대

ATM 관리업체 직원실수로 기기 옆 방치돼

뉴멕시코 19세 정직하게 신고…표창장 받아

문제도 많고 탈도 많은 웰스파고 은행이 또 어이없는 실수를 했지만 정직한 10대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거주하는 호세 누네즈(19)군은 지난 3일 할아버지의 양말을 온라인으로 사기 위해 한 웰스파고 지점을 찾았다. 데빗카드를 이용하기 위해 계좌에 잔액을 보충하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일요일이어서 ATM 기기를 이용해야 했다.

은행 바깥쪽에 위치한 ATM 기기 옆 땅바닥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백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50달러와 20달러 지폐 다발 여러 개가 고무줄에 묶인채 들어있었다.

누네즈는 CNN에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면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나 자신에게 ‘도대체 뭘 해야하지’라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사실 누네즈는 돈을 챙길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혹시 누가 속임수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납치범이 나를 유인하려고 하는 것인지 하는 걱정이 먼저였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누네즈는 경찰에 전화를 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 2명은 백 안의 돈을 세어보았다.

확인된 총액은 13만5000달러. 경찰은 조사를 벌여 해당 현금이 ATM 관리를 맡은 하청업체 직원의 실수로 기기 내부가 아닌 바깥에 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앨버커키 경찰서의 사이먼 드로빅 공보관은 “인생을 바꿀 정도로 믿을 수 없는 금액이었지만 이 청년은 ‘정직의 길’을 선택했고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CNN은 누네즈에 선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웰스파고 은행에 문의했지만 은행측은 “관리를 맡은 하청업체에 물어보라”고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물론 하청업체는 CNN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대학생인 누네즈는 2명의 어린 동생을 돌보기 위해 맞벌이를 하는 부모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누네즈는 “유대감이 깊은 라티노 패밀리에서 자랐고 어렸을 때 잘못을 저지르면 어머니에게 혼나곤 했는데 돈을 보는 순간 어머니의 Chancla(한국어의 ‘맴매’와 비슷한 의미)가 떠올랐다”며 활짝 웃었다.

앨버커키시는 누네즈의 올바른 선택을 칭찬하기 위해 지난 7일 경찰 아카데미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경찰은 센트럴 뉴멕시코 커뮤니티칼리지 경찰행정학과에 재학중인 누네즈에게 졸업후 특채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누네즈의 꿈은 CSI(범죄감식반) 요원이다.

또한 지역 방송국인 101.7FM은 뉴멕시코주가 나은 역대 최고의 NFL 풋볼 스타인 브라이언 얼라커가 직접 사인한 풋볼 공과 뉴멕시코대학교 풋볼 경기 시즌 티켓 6장도 선물했다.

멕시코에서 지난 1990대 후반 이민한 누네즈의 부모는 현재 농장에서 숙식하며 양파 수확하는 일을 하고 있다. 누네즈는 “다른 어떤 상보다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해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신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크 가이어 앨버커키 경찰서장이 누네즈와 부모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고 있다. Courtesy Albuquerque Police Department
누네즈가 발견한 지폐 다발./Courtesy Albuquerque Police Depar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