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AI 추천영상·과장광고 확산…“공식 판매처 확인 필요”
여름 여행과 각종 행사 시즌을 맞아 땀과 습기에 강한 메이크업 제품 수요가 늘면서, 이를 노린 화장품 관련 사기와 과장 광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 보호사이트 ‘스마트커스터머’에 따르면 사기 판매자들은 소비자들이 계절 유행 제품을 급하게 구매하는 흐름을 악용해 가짜 화장품, 검증되지 않은 효능 광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유명인 추천 영상 등을 이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화장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위조되는 제품군 8개 가운데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OECD와 퍼스널케어제품협의회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는 위조품으로 인해 매년 약 54억달러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 온라인몰·SNS서 가짜 화장품 주의
가짜 화장품과 암시장 판매자는 충동구매가 많은 온라인 플랫폼을 주로 노린다. 틱톡숍 미국 매출의 81%는 뷰티·건강 카테고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조사에서는 주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로부터 구입한 화장품의 약 3분의 2가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 가운데는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유명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된 제품도 포함됐다.
스마트커스터머의 한 리뷰어는 60달러짜리 제품을 구입한 뒤에야 가짜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소비자가 제품 사진을 정품 제조사에 보내자, 회사는 자사 제품이 아니라고 확인했고 이후 관련 조사가 시작됐다.
소비자가 익숙한 대형 온라인몰 이름을 보고 구매하더라도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 마켓플레이스는 제3자 판매자가 직접 재고와 배송을 관리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위조품 판매의 대표적인 경고 신호는 가격과 포장이다. 공식 판매가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의심해야 한다. 또 로고가 흐릿하거나 배치가 어색한 포장, 제조번호나 배치코드가 없는 제품도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고, 제3자 판매자를 이용할 경우 해당 판매자가 제조사의 공식 인증 판매처인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 AI가 만든 ‘기적의 제품’ 추천 영상
AI로 만든 유명인·인플루언서 추천 영상도 화장품 사기의 새로운 수단이 되고 있다.
맥아피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2%는 온라인에서 가짜 유명인 또는 인플루언서 추천 콘텐츠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추천과 가짜 추천을 구별할 자신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9%에 그쳤다.
뷰티와 스킨케어 제품은 이런 AI 추천 사기의 주요 표적이다. 노드VPN 사이버보안 연구진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AI로 만든 스킨케어·화장품 추천 영상이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영상은 플랫폼의 AI 콘텐츠 표시를 피해갈 정도로 정교하다고 밝혔다.
일부 계정은 완전히 가상의 인물과 배경 이야기를 만들어 제품을 홍보한다. 또 실제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딥페이크로 조작해 제품 판매에 이용하기도 한다.
2025년에는 한 사이버범죄 조직이 슈퍼모델의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해 가짜 스킨케어 무료 증정 행사를 홍보했다. 피해자들은 배송비 명목으로 돈을 냈지만 제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극적인 효과를 약속하거나 즉시 구매를 압박하는 추천 콘텐츠는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품 구매 전에는 브랜드 공식 채널에서 해당 제품과 프로모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 자외선 차단·색상 광고도 과장 가능성
모든 여름용 뷰티 제품 문제가 위조품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제품은 실제 기능보다 과장된 광고 문구를 내세운다.
예를 들어 자외선 차단제나 톤업 모이스처라이저 가운데 “모든 피부톤에 맞는 색상”, “백탁 현상 없음” 등을 내세우는 제품이 있지만, 실제로는 어두운 피부톤에서 하얗게 뜨거나 자연스럽게 발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한 업체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는 백탁 현상을 지적하자 “백탁 없음”과 “유니버설 틴트”라는 표현을 철회했다. 해당 회사 창업자는 자체 테스트를 거쳤음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브랜드들이 이런 주장을 하기 전에 모든 피부톤에서 제품을 테스트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현재는 없다는 점이다.
색상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브랜드는 제품이 땀이나 물에 강하다고 광고하지만, 실제 사용자들은 더운 날씨에 제품이 녹아내리거나 피부에 잘 섞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또 SPF가 들어간 메이크업 제품을 자외선 차단제 대체품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광고도 문제로 지적된다. 존스홉킨스 의대 피부과 전문의 애나 치엔 박사는 소비자들이 표시된 SPF 효과를 얻을 만큼 충분한 양의 화장품을 바르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SPF 메이크업 제품은 전용 자외선 차단제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 구매 전 공식 채널·리뷰 확인해야
전문가들은 낯선 판매자나 광고 링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기 전 잠시 시간을 들여 판매처와 제품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비자는 제품이 공식 브랜드 사이트나 인증 판매처에서 판매되는지 확인하고, 공식 유통 채널의 검증된 구매자 리뷰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제품이 녹아내림, 분리, 피부톤 부조화, 가짜 의심, 배송 문제 등 같은 불만을 반복적으로 받고 있다면 구매를 신중히 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땀과 습기, 야외활동 증가로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유명인을 내세운 과장된 추천, 검증되지 않은 기능성 광고는 소비자를 속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 공식 판매처 여부와 실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몇 분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