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연방판사 체포 당시 사진과 함께 수정헌법·제퍼슨·프랭클린·성경까지 인용
텍사스 연방 서부지방법원이 연방 이민당국의 5세 어린이와 부친 구금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며 석방을 명령했다.
판결문에는 수정헌법 조항과 함께 토머스 제퍼슨, 벤저민 프랭클린의 발언, 성경 구절이 인용돼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이례적인 판결로 기록됐다.
프레드 비어리 판사는 지난 31일 에콰도르 국적의 5세 아동 리암 코네호 라모스와 부친 아드리안 코네호 아리아스에 대한 구금이 법 절차의 원칙에 반한다며 즉각 석방을 명령했다. 이들 부자는 석방 이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로 이동했다.
리암은 유치원에서 귀가한 뒤 자택 앞에서 부친과 함께 연방 이민 당국에 연행돼 구금됐다. 당시 아동이 토끼 모자를 쓰고 책가방을 멘 채 단속 요원을 바라보는 장면은 공개 이후 논란을 불러왔다.
비어리 판사는 ‘법원의 의견과 명령’이라는 제목의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을 단순한 단속 문제가 아닌 헌법적 절차의 문제로 규정했다. 판결문은 “청원인들은 법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법의 지배에 따른 보호를 요청했을 뿐”이라고 적시했다.
판결문에는 수정헌법 4조 전문이 그대로 인용됐다. 비어리 판사는 연방 이민 당국이 체포 과정에서 사용한 ‘행정 영장’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행정부가 스스로에게 발부하는 행정 영장은 상당한 개연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게 하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행정 영장은 판사의 서명이 필요 없는 체포 문서다.
비어리 판사는 미국 건국 과정도 언급했다.
판결문은 독립 선언문과 함께 33세의 토머스 제퍼슨이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해 경계했던 기록을 인용하며, 현재의 상황이 그 역사적 우려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판결문 말미에는 헌법 기초 위원이었던 벤저민 프랭클린이 1787년 제헌회의에서 남긴 발언이 인용됐다. “우리는 공화국입니다. 당신들이 지켜낼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비어리 판사는 리암 부자가 복잡한 이민 절차로 인해 향후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면서도, 그 과정 역시 법 절차에 따라 질서 있고 인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문에는 판사 서명 아래에 리암이 연행되기 직전의 사진이 삽입됐다. 사진 하단에는 신약 성경 구절 두 개가 함께 실렸다.
그 중 한 구절인 마태복음 19장 14절에는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천국이 이런 자들의 것이니라”이다. 비어리 판사는 성경에서 가장 짧은 구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요한복음 11장 35절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로 판결문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