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시안 소년, 중학생 인종차별 조롱에 눈물

버지니아주서 충격적 사건 발생…자기 집 앞서 공격당해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에서 한 5살 중국계 미국인 소년이 중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 조롱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NBC 뉴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5일 소년의 집 앞에서 발생했다. 영상 속 소년은 파란 담요를 움켜쥔 채 “안 돼! 나를 다치게 하지 마! 제발 살려줘!”라고 울부짖으며 중학생들로부터 도망쳤다.

중학생 가해자 중 한 명은 소년을 몰아세우며 “오늘 저녁에 만두 먹냐?”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부었고, 주변 친구들은 웃으며 조롱을 이어갔다.

가장 악의적인 일부 발언은 방송 보도 과정에서 편집될 정도로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은 인근 이글 리지 중학교 재학생들로 밝혀졌다.

소년의 어머니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상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진다”고 울먹이며 “5살밖에 안 된 내 아들이 왜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주변 누구도 이 상황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방관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해 학생들은 이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게시했고, 이를 본 한 학부모가 눈물에 젖어 피해 아동의 집으로 찾아와 부모에게 사건을 알렸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이 중학생들의 공격에 겁을 먹었지만, 대부분의 모욕적 언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들이 ‘킹콩’이라는 조롱을 들었을 때, 나는 그게 강해서 부른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야 할지, 아니면 이 단어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가족은 중국에서 이민 온 후 미국에서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이 지역에 정착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우리는 이곳이 좋은 곳일 것이라 믿었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면서, 이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라우던 카운티 셰리프국은 사건이 접수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미성년자가 연루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추가 언급을 삼갔다.

이글 리지 중학교 측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지만, 사건이 학교 외부에서 발생한 점을 들어 적극적인 제재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피해 아동에게 상담 지원과 ‘회복적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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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은 5세 소년의 모습/NBC4 Washing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