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트럼프 승리 예측 전문가 “트럼프 자멸중”

방역 지침 어겨가며 ‘노마스크’ 유세하는 건 ‘자살행위’

노년층 코로나에 매우 민감, 코로나 대처 우려 커질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팟(확산 거점)’으로 부상한 곳에서 방역 지침을 어겨가며 유세를 하는 것은 “자멸행위”라고 미국의 초당적 정치 분석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편집인이 지적했다.

◇ 노년층, 코로나19 우려 커져

선거 분석 전문가인 데이브 와서만은 26일 월간지 ‘배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핫스팟이자 경합주인 아이오와나 위스콘신에 가 참석자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유세를 벌이는 것은 현직 대통령으로선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이번 달에 추가 상승한 것은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에 노년층의 회의감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바이든 후보는 올해 65세 이상 유권자 층에서 지지율이 5% 앞섰는데 현재는 9%로 확대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 집단에서 5% 우세를 보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난 2016년 9월 중반에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질 수 있지만 보다 많은 대통령 선거인단을 확보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몇 안 되는 전문가들 중 한명인 와서만은 올해 판세가 지난 선거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했다.

◇ 2016년 대선과 흐름 달라

그는 “2016년 여론조사 결과는 심장 박동 그래프처럼 보였다. 이번에 바이든 후보는 열세를 보인 적이 한 번도 없다. 꽤 넉넉한 우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선이 막판으로 가면서 미결정 부동층(undecided voter)이 훨씬 적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년 전 여론조사 예측이 틀린 데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과소표본추출(undersampling)했고, 이로 인해 언론 매체들이 예측이 틀렸다”고 전했다. 그는 “여론조사 기관들이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부 방법론적 문제는 해소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하기 위해선 “플로리다와 조지아, 텍사스, 오하이오,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며 이것이 “승리의 전제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16년의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혹은 애리조나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높은 사전 투표율, 민주당에 호재

미 전역의 뜨거운 사전 투표 참여에 대해선 여론조사 기관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선일 당일에 투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며 그래서 사전 투표에선 민주당이 우위를, 대선일 당일에는 공화당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가 유권자 1만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전 현장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중에 바이든 후보 지지자는 55%, 트럼프 대통령은 40%였다. 우편 투표에선 69% 대 27%였다. 하지만 대선일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응답자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고 한 답변이 63%(바이든 31%)에 달했다.

그는 특히 “공화당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점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해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대선 당일 압력을 제거했다는 것”이라며 “1억5000만에서 1억6000만명이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선 당일 공화당원들의 긴 줄 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골수 지지자’가 아니면서도 공화당에 표를 던지려는 유권자도 많을 텐데, 투표하기 위해 3~4시간을 기다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중서부 지역에서 이 같은 유권자들이 불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을 8일 앞둔 26일 기준으로, 사전 투표자는 6000만명을 넘겼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대선 전체 투표율은 65%를 넘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1908년(65.7%) 이후 112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