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전 다윗왕 시절 보라색 염색 직물 발굴

당시 왕, 귀족, 제사장 관련 색…금보다 더 비싼 염료 사용

이스라엘에서 다윗왕 통치 시기인 기원전 10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보라색 염색 직물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텔아비브대와 바일란대학 조사팀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구리 광산으로 알려진 팀나 계곡에서 발굴한 옷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보라색으로 염색된 울 소재 천 조각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연구자들은 푸르스름한 자줏빛으로 염색된 자투리 직물과 술(tassel), 양모 가닥 등을 발견하고 놀라워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보라색 염색 직물에서 분리된 실오라기들
[AFP=연합뉴스]
문화재청은 이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성서에 다윗과 솔로몬 왕 재위 시절인 기원전 1000년경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및 지중해 연안인 레반트 지역에서 철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보라색 천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의 큐레이터인 나아마 수케닉은 “당시 보라색은 왕, 귀족, 제사장과 관련된 색으로 금보다 더 비싼 염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염료가 묻은 연체동물의 껍데기나 깨진 기와 조각 등을 통해 철기시대 보라색 염료 산업의 존재를 알았다”며 “3천 년간 보존된 염색 천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중해 연안에서 나오는 고둥의 분비액으로 만드는 보라색 염료는 레바논 남부 도시의 이름을 따 ‘티리언 퍼플'(Tyrian purple)로 불리는데, 성경과 유대교 고서 등에도 종종 등장한다.

보라색으로 염색된 직물 등이 발견된 이스라엘 팀나 계곡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