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차이 미컬슨·켑카, PGA 챔피언십 ‘우승 경쟁’

미컬슨 사상 첫 50대 메이저 우승 도전, 켑카는 4년 사이 세 번 우승 노려

마지막 날 챔피언조 미컬슨(왼쪽)과 켑카.
마지막 날 챔피언조 미컬슨(왼쪽)과 켑카. [PGA 투어 소셜 미디어 사진]

베테랑 필 미컬슨(51)과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1·이상 미국)가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총상금 1200만 달러)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한다.

미컬슨과 켑카는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7876야드)에서 시작하는 제103회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마지막 조 경기를 함께 진행한다.

3라운드까지 미컬슨이 7언더파 209타로 단독 선두, 켑카는 6언더파 210타로 1타 차 단독 2위다.

2005년 이후 16년 만에 PGA 챔피언십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미컬슨은 2013년 디오픈 이후 8년 만에 자신의 메이저 통산 6승에 도전한다.

미컬슨이 우승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초로 첫 우승 이후 30년이 지나서도 승수를 보태는 사례가 된다.

미컬슨은 1991년 1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노던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했고 이번에 우승하면 30년 4개월 만에 45승째를 거두게 된다.

현재 PGA 투어에서 첫 우승 이후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우승한 기록은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가 1963년 3월 첫 우승 이후 마지막 22승째를 1992년 3월에 따내며 세운 28년 11개월이다.

필 미컬슨
필 미컬슨 [로이터=연합뉴스] Mandatory Credit: Geoff Burke-USA TODAY Sports

또 미컬슨이 이번 대회 10위 안에 들면 투어 통산 세 번째로 30시즌 연속 ‘톱10’ 기록을 달성한다.

이 부문 기록은 샘 스니드가 1934년부터 1969년까지 이어간 34시즌 연속 톱10이고, 플로이드가 1963년부터 1994년까지 32시즌 연속 톱10에 든 사례가 있다.

그러나 미컬슨을 1타 차로 따라붙은 켑카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처럼 그는 통산 8승 가운데 절반인 4승을 메이저에서 따냈다. 2017년과 2018년 US오픈을 2연패 했고, 바로 이 PGA 챔피언십에서도 2018년과 2019년에 연달아 정상을 지켰다.

2019년 마스터스와 같은 해 US오픈에서는 준우승했을 정도로 메이저 대회 강한 선수가 바로 켑카다.

올해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4월 마스터스, 5월 AT&T 바이런 넬슨에서 모두 컷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특유의 ‘메이저 사냥꾼’ 본능을 발휘하는 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평균 비거리 307.1야드로 19위지만 2017년 310.9야드로 7위에 오르는 등 투어 대표적인 장타자인 켑카는 대회 개막 전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됐다.

이번 대회 코스 기본 전장이 7천876야드로 역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가장 길기 때문이다.

켑카는 이 대회 이전 메이저 최장 코스 기록 대회였던 2017년 US오픈(7741야드)에서도 4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브룩스 켑카
브룩스 켑카 [로이터=연합뉴스] Mandatory Credit: Geoff Burke-USA TODAY Sports

켑카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통산 9번째로 단일 메이저 대회를 4년 사이에 3번 우승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최근 사례는 디오픈을 1980년과 1982년, 1983년 우승한 톰 왓슨(미국)이다.

코스 길이가 워낙 길고 대서양 바닷바람의 영향도 큰 이번 대회 특성상 미컬슨과 같은 노장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컬슨은 이번 대회에 샤프트 길이를 47.9인치에 맞춘 드라이버를 들고나왔다.

이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길이 제한 48인치에 딱 맞춘 길이다.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 301.5야드로 투어 50위인 미컬슨은 이번 대회에서는 평균 312.1야드를 날리며 출전 선수 가운데 22위에 오르는 효과를 봤다.

다만 3라운드 10번 홀까지 2위에 5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12번 홀 보기, 13번 홀 더블보기로 결국 1타 차 리드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게 된 점이 아쉽다.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베테랑 미컬슨과 파워에서 돋보이는 ‘슈퍼맨’ 켑카가 벌이는 이번 대회 우승 경쟁에서 누가 ‘워너메이커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