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 팬데믹 이전 금리로 ‘타임머신’ 타는 비결 ‘Assumable Mortgage’ 소개
한때 미국에서 가장 집값이 저렴한 대도시 중 하나로 꼽히던 애틀랜타. 하지만 최근 5년 새 집값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특히 중산층과 교사, 간호사 등 공공직 종사자들이 치솟는 금리와 집값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애틀랜타 주민들은 ‘Assumable Mortgage(승계형 모기지)’라는 생소한 방식으로 2%대 금리의 주택대출을 승계받으며 희망의 문을 다시 열고 있다.
◇ “이게 진짜 가능해?”…낯설지만 강력한 대출 승계 전략
4일 AJC에 따르면 2022년 교사 부부 스티븐과 앤슬리 스핏틀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로렌스빌에 있는 첫 집을 샀다. 당시 금리는 4.9%. 하지만 몇 년 만에 아이 셋과 반려견까지 식구가 늘면서 더 넓은 집이 필요해졌다. 문제는 2024년 금리가 7%에 육박하며 이사 자체가 부담이 된 것이다.
그때 아내 앤슬리는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Assumable Mortgage’라는 방식을 발견했다. 이 방식은 기존 주택 소유자의 낮은 금리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대출을 떠안는 대신 잔액, 금리, 남은 기간, 월 납입금까지 고스란히 승계한다.
◇ 2%대 모기지에 입성…단, 조건은 까다로워
결국 이들은 2024년 여름, 잭슨카운티 호슈턴(Hoschton)의 2,600스퀘어피트 주택으로 이사하며 기존 집 주인의 2.5% 모기지를 승계했다. 다만 집값 43만5000달러 중 원래 집주인이 갚은 부분은 따로 현금으로 메워야 했다. 이를 위해 스핏틀러 부부는 두 번째 모기지(2nd mortgage)를 11% 금리로 추가 대출 받았다. 두 모기지를 합산한 실질 금리는 약 4.5%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현재 7%에 육박하는 시장 금리에 비하면 큰 승리”라며 만족을 드러냈다.
◇ 승계형 모기지는 누구나 가능한가?
현재 이 방식은 FHA(연방주택청), VA(퇴역군인청) 등 정부 보증 대출에만 적용되며, 일반 은행의 민간 대출은 대부분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판매자가 모기지 승계를 반드시 허용해야 하고, 중간 과정도 상당히 복잡하다.
예컨대, 주택 가격이 2020년에 30만달러였다가 현재 40만달러로 올랐다면, 구매자는 그 차액인 10만달러를 현금으로 마련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따로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자금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나 기존 주택 소유자에게 적합한 방식이며, 첫 주택 구입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 “단순하지 않다”…시간·비용 부담은?
승계형 모기지는 일반 대출보다 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기간도 더 길다.
일반 대출이 약 30~60일 소요되는데 비해 승계형 모기지는 최대 180일 소요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플랫폼 ‘로엄(Roam)’과 같은 스타트업이 등장해 대출 승계 전 과정을 도와주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엄은 거래 성사까지 45일이 넘으면 판매자의 모기지를 대신 납부해주는 정책도 운영 중이다. 수수료는 집값의 1%로, 40만달러 주택이면 4,000달러 정도가 든다.
◇ 다시 ‘가성비 도시’가 될 수 있을까
로엄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주 내 3400여 개의 승계 가능한 주택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약 2300채가 메트로 애틀랜타에 집중돼 있다. 일반 MLS 시스템에 등록된 전체 매물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수지만, 승계형 모기지는 분명히 하나의 희망이 되고 있다.
로엄 창립자 라우낙 싱은 “한때 애틀랜타는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Assumable Mortgage는 대출금리 시대의 ‘타임머신’이자 희귀한 기회다. 그러나 판매자의 승낙과 충분한 현금 혹은 2차 대출 등의 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구매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댜.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십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검토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