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전 로마인들 피자 먹었다?…폼페이 유적 음식 그림 발견

고고학자들 “피자는 아냐, 당시 토마토·모차렐라 치즈 없었다”

이탈리아 남부의 고대 도시 폼페이 유적에서 피자처럼 생긴 음식이 그려진 그림이 발견됐다고 A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이 27일 보도했다.

최근 폼페이 유적의 한 건물에서 발굴된 2천년 된 이 프레스코 벽화에는 토핑이 올려진 납작한 빵이 그려져 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이 그림 속 음식이 “현대 음식(피자)의 먼 조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고학자들은 당시 이탈리아에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같은 핵심 식재료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 그림 속 음식을 오늘날 말하는 피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 음식이 석류나 대추 등 열매를 얹고 향신료나 페스토 등을 가미한 납작한 빵 포카차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에는 화려한 은쟁반 위에 납작한 빵과 포도주 잔이 보인다.

추흐트리겔 단장은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 남부 빈민들의 음식으로 탄생해 전 세계를 석권하고 고급 식당에서도 제공되는 현대식 피자와 이 음식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선 외국인 방문객이 지출하는 식비의 3분의 1가량이 피자를 사는 데 쓰이며, 피자로 인해 창출되는 경제 규모가 연간 150억 유로(약 21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 그림은 발굴 작업이 19세기에 일부 진행됐다가 올해 재개된 폼페이 중앙 구역의 한 건물에서 발견됐다.

폼페이는 기원후 79년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로 단기간에 화산재와 가스에 뒤덮여 사라진 고대 도시다. 이 도시의 유적은 16세기 발견된 이후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풍부한 사료를 제공해 왔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최근 발굴 작업이 진행된 이 주택 건물 작업공간의 오븐 주변에서 3명의 유골이 발견됐다고도 설명했다.

폼페이 고대 유적의 한 주택 건물에서 발견된 프레스코 벽화 [Italian Culture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