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용품 진열대만 잠가둔 월마트 ‘뭇매’

백인 찾는 미용용품은 개방…”흑인 신뢰 못한다는 인식 나타내”

대형 유통 체인인 월마트가 흑인들이 찾는 미용용품이 비치된 진열대만 잠가두는 관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행이 흑인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나타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월마트는 10일 성명에서 “‘다문화적’ 미용용품 진열대 문을 잠가두는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다문화적 용품은 부드럽기보다 질감 있는 모발을 위한 제품으로, 주로 흑인 소비자들이 찾는다.

앞서 CBS방송은 지난 8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월마트 매장이 다른 미용용품과 달리 유독 다문화적 용품만 유리문 안에 잠가둔다고 보도했다.

해당 물품을 구매하려면 직원에게 유리문을 열어달라고 말해야 했다.

한 흑인 소비자는 “머릿결이 부드러운 여성은 미용 제품 표지 설명서를 읽어볼 수 있는 반면 나는 곧바로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며 “메시지는 명확하다. ‘당신들을 못 믿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월마트는 “미국 내 매장 4700곳 중 12곳 정도가 이처럼 하고 있다”며 “전자제품, 자동차용품, 미용용품 등 일부 제품에는 추가적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미국의 한 월마트 매장 간판(자료사진)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