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기독교인들, 주일 백악관앞에서 기도

버지니아 흑인 침례교회 주최…정의 위해 함께 기도

트럼프는 백악관 비우고 뉴저지주 골프클럽 머물러

일요일인 14일 아침 백악관 앞에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모여 정의를 기도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이들로 대부분은 흑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뉴저지주에 머물러 백악관을 비웠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침 백악관 앞에 수천 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인근의 흑인역사문화박물관에서 행진해온 이들이었는데 대부분이 흑인이었다.

이날 행사는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의회(NAACP)와 워싱턴DC 인근 알렉산드리아의 200년 넘은 ‘앨프레드 스트리트 침례교회’가 함께 주최했다. 일요일 예배를 대신해 신도들이 ‘기도 행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성경의 야고보서 구절을 외치며 정의와 평화를 촉구했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함께 부르고 일상에서 흑인이라 겪는 차별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앨프레드 스트리트 교회 존-하워드 웨슬리 목사는 백악관을 등지고 서서 설교를 했다. 신도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로 명명된 백악관 앞 광장에 모여 웨슬리 목사가 기도를 할 때 무릎을 꿇거나 이마를 땅에 대며 함께 기도했다.

참여자 상당수는 마스크를 썼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려 노력했다고 WP는 전했다. 아프리카 전통 문양의 마스크를 쓴 사람도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독교인인데 행사 당시엔 백악관을 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인 11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로 날아가 주말을 보냈다.

베드민스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클럽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을 찾는 모습이 백악관 공동취재진에 포착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두 달 반 동안 골프를 치지 않다가 미국의 현충일인 5월 말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연달아 골프장을 찾았다. 그러나 비난여론이 일자 이후론 주말 골프를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앨프레드 스트리트 교회 트위터에 올라온 기도행진 사진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