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내년 6월 말에나 미국에 백신 추가 공급”

NYT “정부, 지난 7월 화이자의 2억회 분 물량 제안 거절”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가 다른 나라들과의 계약 때문에 내년 6월 말이나 7월쯤에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 추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방 정부에 알려왔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WP는 이는 미국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 보급 속도를 높이지 못할 수 있음을 뜻한다면서, 내년 늦봄이나 초여름까지 대다수 미국인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공격적 일정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 “미국 정부, 2억회 분 물량 제안 거절”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준비중인 다른 백신들이 있다면서, 내년 2분기 보급 문제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일각에선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른 업체들로부터의 공급이 부족분을 메우기에 불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 측은 지난 여름에 미 정부에 2억회 투여분, 즉 1억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량 공급을 제안했지만 미 당국자들은 이를 거절하고, 1억회 분만 계약을 맺었다. 이날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관리들은 백신을 보다 많이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정부 당국자는 1억회 분의 물량을 구매하기 위해 화이자 측에 요청했는데, 이 제약사는 다른 곳에 공급을 약속했다면서, 관련 논의가 “고위급”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화이자 측은 그러면서 내년 2분기 말쯤에 5000회분 그리고 3분기에 추가 5000회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화이자와 맺은 계약 방식은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한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해 추진중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젝트에 관련돼 있는 다른 기업들과 달랐다. 화이자는 백신 연구와 개발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은 유일한 업체다.

미국 정부와 화이자가 맺은 지난 7월 계약에는 화이자의 백신이 성공적이고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는다면, 미국 정부는 정해진 가격에 1억회 분의 물량을 구입한다고 명시돼 있다.

◇화이자 “초도 물량 이외엔 별도 협상 필요”

이번 계약에는 1억회 분이 공급 외에 추가 5억회 분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조건이 전제돼 있다.

계약서는 “화이자는 원재료 구매와 시설사용계약 그리고 다른 요인들에 의거해 적절한 리드타임(주문일시와 인도일시 사이에 경과되는 시간)을 (미국) 정부에 고지해야 하며, 화이자와 정부 측은 예상되는 적절한 납기 일정에 상호 합의해야 한다”고 돼있다.

화이자 측은 미국 정부가 이미 확보한 초도 물량 1억회 분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선 별개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일 “백신이 타국에 배송되기 전에 미국 정부의 우선권을 보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WP는 이것이 화이자의 공급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 즉, 대통령이 미국 기업으로 하여금 다른 국가와 맺은 계약 이행을 막을 수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