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테니스대회서 러시아 국기 펼친 팬들, 경기장서 쫓겨나

전쟁을 지지하는 'Z' 표시 티셔츠를 입고 호주오픈을 관전하는 남성 팬.
전쟁을 지지하는 ‘Z’ 표시 티셔츠를 입고 호주오픈을 관전하는 남성 팬.

[AFP=연합뉴스]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기를 펼친 팬 4명이 대회장 밖으로 쫓겨났다.

AP통신은 26일 호주 경찰과 호주 테니스협회 발표를 인용해 “대회장에서 러시아 국기를 펼친 4명이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 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전날 열린 남자 단식 준준결승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 경기가 끝난 뒤 대회장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 인근에서 러시아 국기를 꺼내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국가 명칭과 국기, 국가 등을 사용하지 못한다.

조코비치와 루블료프의 경기 전광판에도 루블료프의 국적이나 국기는 표기되지 않았다.

호주오픈 대회장 관중석에 등장한 러시아 국기.
호주오픈 대회장 관중석에 등장한 러시아 국기.

[EPA=연합뉴스]

대회 첫날인 16일에도 관중석에 러시아 국기가 등장해 호주테니스협회는 “러시아나 벨라루스 국기를 경기장 안에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밖으로 보이도록 펼쳐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26일부터 남녀 단식 4강이 열리는 가운데 남자 단식에서는 카렌 하차노프(러시아), 여자 단식은 아리나 사발렌카와 빅토리야 아자란카(이상 벨라루스) 등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 선수 세 명이 준결승에 올라 있다.

또 전날 조코비치와 루블료프의 경기 때 일부 팬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꺼내 보이거나, 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Z’ 표시가 새겨진 상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AFP통신은 “조코비치의 아버지가 푸틴 국기를 들고 있는 남성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올라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