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GM “전기차 가격인하 계획 없다”

역대 최대 이익 “올해 전기차 생산 늘릴 것”…리튬 확보 위해 네바다 광산 투자

미국에서 테슬라·포드가 잇따라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전기차 가격을 내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현재 필요한 가격을 책정했다”며 가격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미국 전기차 시장 선두업체 테슬라가 자사 차량 판매가를 최대 20% 할인했고 포드 자동차가 머스탱 마하-E 전기차 가격을 1.2∼8.8% 인하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가격 인하 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GM의 전기차 판매는 비교적 저조했다.

이는 ‘GMC 허머 EV’ 픽업트럭이나 ‘캐딜락 리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같은 새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지연된데다 배터리 공급도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M은 올해 ‘쉐보레 블레이저 EV’ 등 여러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가 만든 배터리를 사용한 캐딜락 리릭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GM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광산업체 리튬 아메리카에 6억5천만달러(약 8천억원)를 투자해 네바다의 ‘새커 패스’ 리튬 광산을 개발할 예정이다.

GM은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 간펑리튬을 제치고 리튬 아메리카 최대 주주가 되며, 2026년부터 새커 패스 광산에서 생산되는 연간 4만t의 리튬을 전량 구매하기로 했다.

한편 GM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0억 달러(약 2조4600억원)로 전년 동기(17억 달러)보다 15% 증가해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4분기 매출은 431억 달러(약 53조원)로, 반도체 부족과 그 밖의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면서 증가했다.

작년 연간 세전 이익은 145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GM은 올해 차량 판매량이 5∼10% 늘고 세전 이익이 105억∼125억달러(약 13조∼15조4000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 2년 동안 20억 달러(약 2조4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지만, 감원은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 발표에 뉴욕증시에서 GM 주가는 이날 8.3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