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낮보다 밤에 높으면 치매 위험 증가”

스웨덴 연구팀 “역강하 혈압, 치매의 독립적인 위험요인”

혈압은 하루 중 변화가 있어 낮에 비해 밤에는 10~20%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를 혈압의 ‘강하'(dipping)라고 한다. 그러나 낮아져야 할 야간의 혈압이 낮보다 더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역강하'(reverse dipping)라고 한다.

혈압이 ‘역강하’ 현상을 보이는 노인은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Uppsala)대학 의대의 크리스티안 베네딕트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이 70대 노인 997명을 대상으로 최장 24년 간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70세 때 24시간 활동혈압 측정(ABPM: 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을 통해 낮과 밤의 혈압 차이를 조사하고 7년 후 이들이 77세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24시간 혈압을 측정했다.

70세 측정 때는 이들 중 35%가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77세 측정 때는 이들 중 611명만이 참가했고 41%가 혈압약을 먹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이 95세가 될 때까지 치매가 발생하는지를 추적 조사 했다.

그 결과 야간의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주간보다 높은 노인은 치매 발생 위험이 6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형태의 치매 중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67%나 더 높았다. 혈관성 치매 위험 증가는 29%에 머물렀다.

야간의 최고혈압이 주간과 같거나 10% 정도 낮아 야간의 혈압 ‘하강’이 충분치 않은 경우는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이 없었다.

이 결과는 낮보다 밤에 혈압이 더 올라가는 ‘역강하’ 혈압이 치매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혈압약을 취침 전에 복용해 야간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역강하’ 혈압 노인들의 치매 위험 증가를 막을 수 있을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혈압 측정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