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판매 회복세

팰리세이드 월간 기록…”정상화 아직, 더 지켜봐야”

현대자동차그룹의 5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 차질과 영업망 폐쇄 여파로 곤두박질쳤던 판매량은 전월 대비 4만여대 늘었다.

온라인 판매 강화 전략으로 지난 3~4월에 비해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도 줄였다. 하지만 판매 정상화까지 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네시스 포함)·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0만478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18.5% 감소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판매 감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3월(-31.2%), 4월(-38.7%)과 비교하면 회복된 수치다.

현대차가 나름 선방한 결과다. 제네시스(1350대)를 포함한 현대차의 5월 판매량은 5만8969대다. 전년 동월 대비 13.8%감소했으나 3월(-42.4%), 4월(-39%) 감소 폭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감소 폭과 비교해 양호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간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지난달 전체 판매량이 111만대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강화와 적절한 고객 프로모션을 시행한 결과라는 게 현대차 미국 법인의 설명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 SUV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 이상 증가했다. 7인승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7866대가 팔려 지난해 7월 미국 출시 이후 월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투산도 전년 동월(1만5616대)과 유사한 1만5552대를 판매했다. 싼타페(9549대)와 코나(6536대)도 힘을 보탰다.

기아차는 지난달 4만5817대를 판매했다. 판매 감소 폭은 23.7%로 4월(-38.3%)과 비교해 회복세를 보였다. 주력 SUV인 텔루라이드(2599대)의 판매가 저조했음에도 스포티지(7576대), 쏘렌토(7262대) 등은 선전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미국 내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회복세가 빠른 편이다. 일본 토요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16만5055대로 전년 동월 대비 25.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신차 출시를 통해 미국 내 판매량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영향이 둔화하고 있어 판매 감소폭은 완화됐으나, 여전히 판매 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향후 신차 진출 여부에 따라 판매량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