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 총상 입고도 다른 학생 살려

브라운대 총격 생존 스펜서 양군, “의식 잃지 않게 계속 말 걸었다”

브라운대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당시 다리에 총상을 입은 한인 신입생이, 자신보다 중상을 입은 다른 학생을 도와 생명을 지킨 사실이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브라운대 1학년 재학생 스펜서 양(18)군이 총격 직후 교실 안에서 부상당한 동료 학생의 의식을 유지하도록 도우며 응급 상황에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양군은 사건 당시 브라운대 강의실에서 기말고사를 앞둔 경제학 시험 리뷰 수업에 참석하고 있었다. 총격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경사진 강의실 앞쪽으로 달려가 몸을 피했으며, 양군은 좌석 사이에 몸을 낮춘 채 숨었다.

그는 총에 다리를 맞았지만 비교적 경상이었고, 같은 공간에 있던 다른 학생은 훨씬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양군은 병원 인터뷰에서 “그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고, 눈을 감지 않게 했다”며 “내 물을 건네줬지만 제대로 반응하지는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소리만 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그 학생이 안정된 상태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총격이 멈춘 뒤 교실 안은 한동안 정적에 휩싸였고, 이후 학생들의 비명이 이어졌다고 그는 전했다. 경찰이 도착한 뒤 스스로 걸어서 교실을 빠져나왔지만 어지럼증을 느껴 경찰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양군은 현재 로드아일랜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리에 박힌 총알은 근육에 있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료진 소견을 받았다. 그는 며칠 내 퇴원할 예정이며, 스포츠 활동 복귀를 위해 물리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출신인 양군은 사립 명문 달튼 스쿨(Dalton School)을 졸업하고 올해 브라운대에 입학했다. 그는 교내 클럽 배구 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자 배구팀 매니저도 맡고 있다.

양의 부친 제임스 양(한국명 양진범)씨는 브라운대 동문으로 투자기업 에세이 캐피털 파트너스의 매니징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졌지만 아들이 살아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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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스펜서 양 군/바이브 배구클럽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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