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도로서 과속…미국 주행거리당 사망률↑

3월 교통사고 사망자 8% 감소…1억마일당 기준 14% 증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도로가 이전보다 한산해졌지만 주행 거리당 사망률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인 국가안전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전역의 자동차 주행거리는 18.6% 감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듦에 따라 연방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발표되고 주별로도 자택 대피령, 사업장 영업정지 등이 시행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8% 감소했다.

하지만 주행거리당 사망자는 늘어났다. 지난 3월 주행거리 1억 마일당 사망률은 1.22명으로 작년 3월 1.07명에 비해 14% 증가한 것이다.

이 분석을 진행한 켄 콜로시는 WP에 “만약 도로상 위험이 그대로였다면 사망자도 18% 가까이 감소했어야 한다”며 “실제 도로의 위험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이 줄면서 차량 흐름은 좋아졌지만 과속 주행이 늘어남에 따라 오히려 사망에 이르는 사고 확률을 더 높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과속 관련 사고가 더 많이 보고됐고, 메릴랜드,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주에선 과속 딱지가 더 많이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부 고속도로에서는 경찰 순찰 활동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위는 지난달과 이번 달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콜로시는 “우리는 앞으로 진행될 추세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주행거리당 사망률이 계속 높아질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4만명가량이 도로 위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량 충돌 사고 (PG)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