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16세 미만 SNS 계정 보유 금지법 의회 통과

미국에서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SNS) 이용 규제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플로리다주 의회가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7일 CNN 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상·하원은 이날 ‘미성년자 온라인 보호법’을 각각 통과, 론 디샌티스 주지사 앞으로 보냈다. 이 법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서명하면 발효된다.

이 법은 소셜미디어가 계정 보유자의 나이를 확인,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규 계정 개설을 금지하고 기존 이용자 중 16세 미만으로 보이는 계정을 폐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의 적용 대상에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16세 미만 일간활성이용자(DAU)의 최소 10%가 하루 2시간 이상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포함된다.

또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 푸시 알림을 보내고 콘텐츠를 무한 스크롤 방식으로 끝없이 계속 보여주거나 영상을 자동 재생하는 플랫폼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 같은 요건에 따르면 틱톡, 페이스북 등 다수의 주요 소셜미디어가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과 관련해 “사람이 이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하루 5∼6시간씩 하는 것은 해로우며, 부모는 아이가 소셜미디어를 더 조금만 쓰도록 감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가 자녀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허용할지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확실히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나는 소셜미디어를 비판하는 사람이지만, 이 사안을 부모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자녀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하는 부모는 그렇게 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소셜미디어로 미성년자 등 이용자들의 정신적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 주 정부 등이 소셜미디어 규제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미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의 에번 스피걸, 틱톡의 추쇼우즈, 엑스(X·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등 주요 소셜미디어 최고경영자(CEO)들을 향해 미성년자 성적 착취와 괴롭힘 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저커버그 CEO는 미성년자가 인스타그램에서 사기꾼을 만나 성적 착취의 피해자가 돼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에 대해 “끔찍하다”,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들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다만 이달 초 오하이오주에서는 플로리다주와 비슷한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플랫폼 이용 규제법이 연방 지방법원에서 위헌 가능성이 있다면서 집행정지 판결을 받기도 해 이런 규제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고 CNN은 소개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AP 연합뉴스 자료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