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스키니진 지고 와이드 팬츠 부활

“스키니진은 엄마 바지?”…편안함-스타일 모두 만족

몸에 딱 맞는 스타일의 스키니진은 이제 패션업계에서 ‘한물간’ 아이템이 됐다. 대신 통 넓고 편안한 ‘와이드 팬츠’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과거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씻어내며 옷장 속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편안함+스타일리시함 모두 잡았다…와이드팬츠 ‘인기’

14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의 와이드팬츠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0% 성장했다. 편안함과 스타일리시함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일명 ‘국민템’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스키니진은 누구나 옷장 속에 하나쯤 가지고 있는 ‘기본템’으로 통했다. 과거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무대 의상으로 활용되며 전국에 알록달록 스키니진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행이 ‘180도’ 바뀌었다. 세련된 스타일의 상징이었던 스키니진의 인기가 차츰 식고 있는 반면, 촌스러운 패션으로 여겨지던 통바지가 트렌디함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초등학생들은 스키니진을 ‘엄마 바지’라고 부른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스키니진을 즐겨 입던 2030세대가 부모 세대가 되면서 스키니진을 엄마 바지로 부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통바지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른바 ‘힙’한 스타일과 편안함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와이드팬츠는 배꼽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의 ‘크롭 톱’이나 민소매와 매칭한 통바지 패션은 젊은 세대에 ‘힙’한 스타일로 통한다. 뿐만 아니라 스키니진 처럼 활동성 떨어지는 옷 대신 ‘편한 옷’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은 것도 인기 요소다.

◇SPA 업계 효자템…와이드팬츠 ‘잘 나가네’

이처럼 와이드 팬츠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력 패션 브랜드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됐다. 연령불문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기본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도 다양한 와이드 팬츠를 선보이며 Z세대 취향을 사로잡았다. 와이드 치노 팬츠·스트링 와이드 조거 팬츠·골지 롱와이드 팬츠·베이직 세이와이드 팬츠 등 다양한 핏의 바지로 고객 선택지를 넓히면서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스파오의 와이드 팬츠 판매량은 이날 기준 22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총 판매량인 16만장을 훌쩍 넘는 수치다. 스파오는 연말까지 와이드 팬츠 판매량이 50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랜드월드의 여성 SPA 브랜드 미쏘의 ‘핏업 팬츠’도 완판 행렬을 보이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와이드 팬츠는 출시 1주 만에 50% 판매율을 보였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와이드 핏의 데님 팬츠로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대표 상품은 ‘와이드 히든 밴딩 슬렉스’다. 미디엄 그레이 색상의 이 팬츠는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 판매 랭킹 5위에 랭크됐다. 최근 1년간 누적판매량도 3만4000개를 넘어섰다.

이 밖에 최근에는 데님 컬렉션을 통해 와이드핏 데님 팬츠 등 다양한 데님 팬츠를 20% 할인가에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행은 돌고 돈다’는 패션계 공식처럼 과거 1990년대에 유행하던 통바지 패션이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패션계에서 성별 장벽을 없앤 ‘젠더리스’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몸매가 드러나는 스키니진 보다 다양한 핏의 와이드 팬츠이 기본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월드 ‘미쏘’의 ‘핏업 팬츠’.©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