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유세장서 코로나19 걸려도 책임 안진다”

온라인 참가신청서에 고소포기 문구 명시…바이든 “화가 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유세를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 대선 캠프가 유세장 참석 신청자들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고소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받고 있다.

12일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대선 유세를 재개하기로 하고 대선캠프를 통해 온라인으로 참석자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유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한 지 약 3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코로나19 봉쇄정책에서 벗어나 경제 정상화의 길로 가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그러나 대선 캠프의 온라인 참가 신청서 하단에는 참가 등록이 코로나19 노출에 관한 내재적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 참석자는 코로나19 노출과 관련한 모든 위험을 자발적으로 떠안고 어떤 질병이나 부상에 대해서도 유세 주최 측과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대규모 군중이 모이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정작 감염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고 감염시 책임을 묻지 말라는 사전 단속까지 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일로 정한 19일은 미국의 노예해방 기념일인 데다 유세 지역인 털사가 1921년 역대 최악의 인종폭력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는 점에서 최근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와 맞물려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한 행사에서 “그는 노예해방 기념일에 유세를 한다”며 “유세장에 오는 모든 사람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캠프를 고소하지 않는다고 서명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유세장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문제를 알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다”,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가 열리는 장소를 오클라호마가 아닌 애리조나로 잘못 언급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월 맨체스터주 유세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