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구 63만명 멤피스에 주방위군 투입

범죄율·정치적 상징성 모두 작용…민주 텃밭 겨냥한 정치적 의도 해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네시주 멤피스를 주 방위군(National Guard) 투입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인구 63만 명의 중소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대도시도 아닌 멤피스가 트럼프의 ‘3번째 지목 도시’가 된 이유에 대해 범죄율과 정치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멤피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BB 킹 등 블루스와 록앤롤의 발상지로 알려진 음악과 문화의 도시지만, 최근에는 범죄율 악화로 부정적 이미지가 겹쳐졌다.

CNN과 FBI 통계에 따르면, 멤피스는 인구 25만 명 이상 미국 도시 중 폭력 범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주 방위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한 치안 문제 외에도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멤피스는 테네시주 전체가 공화당 강세 지역인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도시로 분류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테네시 전역에서 64%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멤피스가 포함된 셀비카운티(Shelby County)에서는 36% 득표에 그쳤다.

1988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공화당 후보가 셀비 카운티에서 승리한 적은 없다.

멤피스 현 시장인 폴 영(Paul Young) 역시 민주당 소속이며, 시의회와 카운티 정부도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운영하는 도시일수록 범죄율이 높다”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그는 경찰 예산 삭감이나 느슨한 법 집행이 범죄 증가의 원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트럼프의 발표 직후, 멤피스 현지 정치인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리 해리스 셀비카운티 의장은 “주 방위군 투입은 민주주의 원칙 훼손”이라며 테네시 주지사에게 철회를 요청했다.제리 그린 멤피스 시의원은 “남북전쟁 이후 연방 군대가 멤피스에 투입된 적은 없다”며 “이것은 정치적 쇼이며 시민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 중심 도시는 주도 내슈빌(Nashville)이지만 트럼프가 방위군 투입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멤피스다. 일각에서는 이를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통한 정치적 기반 다지기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2026년 대선을 앞두고 치안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와 동시에, 민주당 지역을 ‘법과 질서’ 논쟁의 중심에 세우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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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멤피스 시내/Downtown Memphis Com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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