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른 나라 최저가 수준으로 약값 인하”

13일 행정명령 서명…제약업계 “소송”, 공화당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약값 인하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방금 새로운 약값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향후 미국인도 “대형 제약사가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자축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최혜국 대우 행정명령으로 제약사들이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같은 수준의 저렴한 (의약품) 가격을 보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을 희생시키는 글로벌 무임승차의 시대는 끝났고, 약값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제약사 중개인에게 지급되던 리베이트 역시 끝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미국인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1인당 처방약 가격이 더 높은 것은 “불공정하며 수용할 수 없다”고 적시돼있다.

이에 따라 미 보건복지부는 미국의 특정 처방약 또는 의약품 가격이 다른 선진국 등 소위 ‘최혜국’에서 책정된 최저가보다 높아지지 않도록 약값 지불 구조를 조사하게 된다.

이번 행정명령은 병원 통원치료 보험에 해당하는 메디케어 파트 B와 처방약 보험인 메디케어 파트 D 약값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다만 구체적인 행정명령 발효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으며, 메디케어 대상자가 아닌 경우에는 약값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두고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약값 인하 관련 조처를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에도 의약품 가격 인하와 관련한 4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다른 국가와 연계해 약값을 낮추는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서명을 유예하며 미 정부와 제약업계 간 협상을 장려했으나 이후 아무런 합의도 이뤄지지 않아 이날 추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전격 조치에 반발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셸 맥머리 히스 미국바이오협회(BIO)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의약업계 과학자와 연구자들이 치명적인 전염병 퇴치를 위해 24시간 일하는 와중에 정부가 약값을 통제하겠다는 위협을 내놓은 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의약업계는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을 써 이러한 약값 통제 정책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약값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이번 행정명령은 ‘가격 통제’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약값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워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