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달 5일 노스캐롤라이나서 연설

그린빌서 열리는 연례 공화당 총회 참석…정계복귀 임박 관측

내년 중간선거 지원 채비 본격화…지지층 결집 불구 ‘양날의칼’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7일 복수의 측근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며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내 대표적 ‘반 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이 축출되는 과정이 이미 트럼프의 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 당 안팎의 일치된 시각이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트럼프의 기분이 매우 좋다.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인 전략가 더그 헤이 역시 “공화당은 몇몇 분파로 나뉜 트럼프의 당”이라며 “체니가 쫓겨나는 과정은 공화당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반영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주로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러 왔다.

지난 1월 보수 진영의 주요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퇴임 후 첫 공개 연설을 한 것을 비롯해 몇몇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공개 노출을 자제해 왔다.

연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모든 소셜미디어에서 추방당한 뒤에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이메일 성명을 내는 형식으로 현안에 대한 발언을 이어 왔다.

측근들은 그가 오는 6월과 7월 정치 행사에 모습을 보이며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한다.

뉴욕포스트는 그가 내달 5일 그린빌에서 개최되는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2024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중간선거를 시작으로 대권 재도전에 시동을 걸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초 대선 출마와 관련, “나는 열정에 차 있다. 적절한 시점에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아직 이르지만, 내가 어떤 발표를 한다면 사람들이 매우 행복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선거 지원은 공화당에 양날의 칼이다.

내년 선거에서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를 목표로 하는 공화당 입장에서 트럼프가 나서 보수층을 결집하면 당장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다만 그가 반복적으로 대선 조작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다.

게다가 바이든 심판론을 부각하고 싶은 공화당 입장에선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나서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도 전략 면에서 차질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트럼프는 그의 지지층을 결집하지만, 동시에 우리 지지층도 모은다”고 촌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