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크루즈, 반려견만 두고 갔다

“딸이 추워해서”…푸들 패러디 트위터도 생겨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가 최악의 한파로 고통받는 와중에 따뜻한 멕시코 휴양지로 떠났던 공화당 상원의원이 반려견을 놔둔 채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져 또 입방아에 올랐다.

19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17일 반려견 푸들을 집에 놔둔 채 가족과 함께 멕시코 휴양지 캉쿤으로 떠났다.

그는 공항에서 찍힌 사진이 SNS에 급속히 확산하며 텍사스 민주당이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곤욕을 치렀다.

텍사스주는 최악의 한파로 인한 정전으로 수백만 명의 주민이 며칠째 추위에 떨며 식수마저 부족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크루즈 의원은 하루 만에 귀국했으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동이 “실수”라고 했다. 그는 애초 주말인 20일까지 캉쿤에 머물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빠가 되려고 했다. 따뜻함이나 전기가 없어 이틀간 추위에 떤 두 소녀가 ‘우리는 학교도 쉰다. 여기서 나가자’라고 했을 때 우리 모두가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딸들을 위해 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텍사스주 휴스턴 지역 언론인인 마이클 하디는 크루즈가 캉쿤으로 갔을 때 찍은 크루즈의 집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또 논란이 일었다. 푸들 강아지 한 마리가 창밖을 내다보는 사진이었다.

하디는 전날 트위터에 “막 크루즈 집 옆을 운전해 가는데, 불은 꺼진 상태인데 이웃에 물어보니 어젯밤에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고 하더라. 크루즈는 푸들을 두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당신의 강아지를 맡길 수 없는 사람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트윗을 날렸다. 한파 속에 자신의 강아지도 놔두고 여행 간 사람한테 강아지를 맡길 수 있겠느냐는 냉소였다.

크루즈는 대선 결과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온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다.

푸들 논란이 불거지자 하디는 “크루즈가 캉쿤에서 개를 데리고 왔거나 가족이 개를 돌보려 남아 있었을 수 있다”는 추가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푸들 이름을 딴 트위터 패러디 계정이 생기는 등 냉소는 그치지 않았다.

이 계정 사용자는 자신을 ‘나는 텍사스가 얼어붙고 아빠가 캉쿤에 있는 동안 최고의 삶을 사는 테드 크루즈의 푸들 스노플레이크’라고 소개했다.

테드 크루즈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