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감소·국경 충돌 여파로 관광산업 침체
태국 정부가 최근 관광객 감소에 대응해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내선 항공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22일 태국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싸라웡 티안텅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은 이 사업을 위해 약 7억밧(약 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내각에 요청할 계획이다. 편성된 예산은 편도 1750밧(약 7만5000원), 왕복 3500밧(약 15만원) 상당의 국내선 항공권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싸라웡 장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도시와 전국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최소 2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과거 일본의 ‘국내선 무료 캠페인’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외 관광객 지출로 최소 88억1000만밧(약 3770억원)의 직접 수입과 218억밧(약 9330억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관광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정부는 침체된 관광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태국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상화폐를 태국 밧화로 손쉽게 환전해 사용할 수 있는 ‘투어리스트디지페이(TouristDigipay)’ 앱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올해 4분기부터 18개월간 실시된다.
태국의 관광산업은 올해 초 중국인 관광객 납치 사건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배우 왕싱이 태국에서 드라마 촬영 제안을 받고 입국했다가 납치돼 콜센터 사기 조직에 강제로 가담된 사건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 사건 이후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약 33% 급감했다.
또한 지난달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수십 명이 사망하면서 관광 산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사깨오·뜨랏·짠타부리 등 동부 접경 지역 호텔 예약률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태국 당국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 전망치를 당초 3700만명에서 3300만명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