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환자, 위장 장애 위험”

미국 연구팀 “롱코비드 환자, 1년 후에도 역류·궤양 등 겪어”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가 위장 장애를 겪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 재향군인병원 지야드 알-알리 박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롱코비드 환자들이 감염 1년 후에도 복통, 변비, 설사, 구토, 팽만감 등 위장 장애를 겪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재향군인 건강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15만4068명의 코로나19 환자 진료 기록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비슷한 연령의 다른 질환 환자 560만명의 진료 기록을 비교했다.

가장 흔한 진단은 2600명 이상에서 확인된 위 식도 역류 질환(GERD)과 소화성 궤양 질환 같은 위산 관련 위장 장애였다.

알-알리 박사는 “(롱코비드 환자들에게) 산 생성에 큰 불균형을 일으키는 어떤 조절 장애가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롱코비드 환자들은 또 변비,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계 증상을 겪을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알리 박사는 분석 대상 코로나19 환자들은 백신이 2020년 3월 1일부터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2021년 1월 15일 사이에 확진된 사람들이라며 이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과는 후유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사우라브 메한드루 박사는 코로나가 장기적 위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경로가 몇 가지 있다며 바이러스가 침투 때 이용하는 인체 단백질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장 내벽에 ACE2가 많아 코로나바이러스가 직접 소화기계통에 침투하는 경로가 될 수 있고, 코로나19가 완치된 후에도 남아 있는 바이러스 조각들 때문에 환자 면역계가 계속 활성화돼 염증 관련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알-알리 박사는 롱코비드 환자 대부분은 위장 장애 외에도 여러 증상을 겪는데, 증상들이 매우 복잡해 한가지 메커니즘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초기 코로나 증상이 심할수록 장기 후유증 위험도 크고, 증상이 가벼워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는 위장 장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알-알리 박사는 그러나 “위장 장애는 만성피로나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처럼 치료가 어려운 다른 롱코비드 후유증과 달리 치료가 가능하다”며 위장 장애 대처에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