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비 지나도…여전히 ‘빈 사무실’ 위기

뉴욕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에 세수 감소

뉴욕의 맨해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에도 비어있는 사무실을 다시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맨해튼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무 문화 변화 때문에 매일 160만 명이 출퇴근했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음원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맨해튼 남쪽에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16개 층을 임대해 본사로 사용했지만, 앞으로 공간을 100%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를 한다면 출근을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는 방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포티파이 직원은 뉴욕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업무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

같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사무실을 둔 광고 분야 업체 미디어매스는 아예 임대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140명의 변호사가 근무하는 로펌 로웬스틴 샌들러도 맨해튼 중심부의 사무실을 계속 임대해야 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로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조지프 펄러모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NYT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무실 임대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피고용자는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변화는 뉴욕시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간단한 식사를 파는 거리의 노점상부터 브로드웨이 극장까지 뉴욕의 경제가 160만 명에 달하는 맨해튼의 직장인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욕시 운영에 필요한 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어있는 사무실이 상업용 빌딩의 가치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재산세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업용 빌딩의 가격은 16%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내년도 뉴욕시 재산세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과 상업용 빌딩이 납부하는 재산세는 뉴욕시 세수의 절반에 달한다.

NYT는 내년 이후 매년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뉴욕시의 재정 적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화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어있는 뉴욕 빌딩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