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기전파 막으려면…실내습도 40% 이상 유지해야

독일-인도 공동연구진 “습도 40~60%면 에어로졸 확산 어려워”

실내 공간의 상대 습도가 낮을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확산 위험을 줄이려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라이프니츠 대류권 연구소(TROPOS)와 인도 뉴델리 CSIR 국립물리연구소 연구팀은 24일 국제학술지 ‘에어로졸과 공기 질 연구'(Aerosol and Air Quality Research)에서 실내에서 상대습도가 에어로졸 입자를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공중 전파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립자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감염 환자가 배출한 비말(침방울)이 에어로졸 형태로 퍼져나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실내 상대습도(RH) 수준을 40~60% 사이로 유지할 경우 공기 중 감염성 바이러스 방울의 존재를 최소화할 수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를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7~2020년 동안 습도가 독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 그리고 퍼지는 정도를 연구한 기존 연구들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공기의 습도는 비말 내 바이러스의 활동, 비말 표면에서의 바이러스 생존 및 비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습도가 낮으면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비말이 빠르게 마르지만,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요인들이 작용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은 오히려 커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수분을 흡수해 커지면서 빨리 바닥으로 떨어져 사람들이 들이마실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공기 중 수증기의 양이 늘어남에 따라 바이러스를 포함한 에어로졸 방울 크기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에어로졸 무게가 더 무거워지게 돼 보통 때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즉 다른 사람들이 공기 중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에어로졸 입자 흡입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특히 통풍에 한계가 있는 실내에서는 사람들이 실내에서 재순환되는 공기를 흡입할 확률이 크다. 이때 실내가 건조하다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을 흡입할 확률도 그만큼 더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건조한 공기는 코안의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바이러스가 체내에 더 잘 침투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공공건물과 지역 교통의 습도 수준이 40% 이상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계절성 독감 같은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흘라왓 박사는 “실내 상대습도가 40% 이하일 경우, 감염자들로부터 나온 비말 입자들이 물을 덜 흡수해 더 멀리 날아가 건강한 사람들이 들이마실 가능성도 커진다”며 “특히 건조한 공기는 콧속 점막을 건조하게 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좋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존 조치들에 더해 병원이나 사무실, 공공교통수단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실내 공간의 공기 관리 기준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 CSIR-국립물리연구소 수미트쿠마르미슈라 박사는 “공공건물이나 교통수단의 실내 습도를 최소 40% 이상으로 유지하면 코로나19 뿐 아니라 계절성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실내 최저 습도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실내 공기의 수분 함량은 중요한 부분이나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며 “외부의 신선한 공기로 환기하는 것도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잘 알려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가능한 한 공간에서 인구밀도를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고 언급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에어로졸 및 대기질연구(AAQ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