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할리 수천대 모였다

미국 최대 오토바이 축제 강행…지역 주민들 우려

수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최대 오토바이 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예정대로 개막했다.

8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스다코타주 소도시인 스터지스에서 지난 7일 개막한 ‘스터지스 모터사이클 랠리’에는 첫날부터 할리데이비슨 등을 탄 참가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이 축제는 1938년부터 연례로 열리며, 80회를 맞은 올해 열흘 일정으로 2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 내 최대 규모다.

행사 현장에는 오토바이 장비, 의류, 음식을 파는 천막이 들어서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고급 오토바이 대명사인 할리데이비슨이 줄지어 등장했으나 마스크를 쓴 참가자는 거의 없었다.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고 있으며 행사 주최 측도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만 하고 있다.

참가자 중 한명인 스티븐 샘플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애리조나주에서 할리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코로나19에 걸려) 죽고 싶지는 않지만, 집에만 머무르고 싶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샘플은 “실내 콘서트장과 술집 등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했다.

네이트 넬슨은 “주최 측이 행사를 강행한 것은 이기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축제가 끝날 때까지 식료품점 운영을 중단하고 집에서 칩거할 예정이라는 주민도 있었다.

한편 놈 주지사는 축제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스터지스 당국도 참가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터지스 당국은 행사가 끝난 후 주민들에게 무료로 코로나19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우스다코타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주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9371명, 사망자는 144명으로 집계됐다.

8일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스터지스 모터사이클 랠리’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