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피맛 ‘비스코프’, 기내식 스낵으로 선정돼 성장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델타항공 본사. 이곳에서 매일 전 세계로 이륙하는 수백 대의 항공기에는 공통적으로 실리는 간식이 하나 있다.
바로 ‘비스코프(Biscoff)’. 여행 전문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최신호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 작은 갈색 과자는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그 출발지는 놀랍게도 이곳 애틀랜타다.
1980년대 규제 완화 이후 경쟁이 치열해진 미국 항공업계는 고객 만족을 위한 차별화가 절실했다. 당시 한 미국 식품 중개인이 델타항공에 제안한 것이 바로 벨기에산 계피 쿠키, 비스코프였다.
◇ 델타 쿠키에서 ‘세계인의 쿠키’로
“고도 3만 피트에서도 향과 식감이 유지되는 과자입니다.”
이 한마디에 델타는 기내 커피와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간식으로 비스코프를 선택했고, 1986년 첫 비행이 시작됐다.
비스코프는 곧바로 승객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름을 몰랐던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먹는 갈색 과자”, “델타 쿠키”라고 불렀고, 항공편이 끝난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델타 본사로 “어디서 살 수 있느냐”는 문의 편지가 쇄도했다.
이를 계기로 델타는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1990년대 말에는 ‘DELTA’ 로고가 새겨진 전용 비스코프 패키지가 탄생했다.
◇ 1년에 8500만 개, 여전히 델타와 함께
2024년 기준, 델타는 한 해 동안 약 8500만 개의 비스코프를 기내에서 제공했다. 같은 기간 유나이티드 항공이 1억2400만개로 더 많은 비스코프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비스코프=델타’라는 인식은 강하다. 심지어 일부 승객들은 델타를 선택하는 이유로 “비스코프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 쿠키 한 개로 만들어낸 ‘애틀랜타 브랜드 유산’
오늘날 비스코프는 슈퍼마켓, 카페, 편의점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그 쿠키를 처음 만났던 델타 항공기 안의 기억을 떠올린다. 이렇게 델타의 본사가 자리한 애틀랜타는 작은 벨기에산 쿠키를 ‘기내 간식의 상징’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 중심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