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의 부통령, 먼데일 별세…향년 93세

민주당 대표 진보 정치인…’바이든의 멘토’ 불려

첫 여성 러닝메이트와 대선 출마, 레이건에 참패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시 부통령을 지낸 미국의 정치인 월터 먼데일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악시오스와 AP통신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먼데일은 이날 고향인 미니애폴리스에서 93세를 일기로 숨졌다.

미네소타주 검찰총장 출신인 먼데일은 36세에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에 취임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진보 성향이었던 먼데일은 상원의원 시절 소비자 보호, 공민권, 노동권 확대 등에 관심을 큰 관심을 뒀고, 부통령 재임시 외교정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1984년 대권에 도전한 그는 미국 양당 역사상 최초로 여성(제럴딘 페라로)을 러닝메이트로 택했지만, 대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참패했다.

당시 미국 유권자들은 선명한 진보의 가치를 내세웠던 먼데일과 감세의 ‘레이거노믹스’와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평화라는 ‘레이건 독트린’을 내건 레이건 중 후자의 손을 들었다.

먼데일이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집권하면 재정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을 올리겠다고 공언한 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는 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때인 1993~1996년 주일미국대사를 지냈다.

먼데일은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바이든은 지난 2015년 미네소타대 험프리 행정대학원 초청 연설에서 먼데일은 자신의 멘토였다면서 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먼데일이 로드맵을 제시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먼데일이 이날 별세하기 전까지 카터와 먼데일은 미국 역사상 퇴임 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동시에 생존해 있는 대통령-부통령으로 기록됐다. 카터는 만 96세다.

1976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지미 카터(왼쪽)과 월터 먼데일(오른쪽)이 손을 맞잡고 환호하고 있다. [미의회도서관·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