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용 드론에 폭발물만 달면 ‘살상무기’ 돌변

미군 골머리, 방공 미사일 ‘경제성’ 의문…극초단파·레이저 개발중

미군이 ‘취미용 드론’을 활용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취미용 드론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고 가격까지 저렴해 겉모습만으로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지만, 폭발물이 실리는 즉시 공격용 무기로 돌변할 수 있어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이라크 민병대가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고, 이라크 총리 암살까지 시도하는 등 드론을 활용한 군사 공격이 이어졌다.

고작 수십만 원짜리의 드론이 치명적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한 발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미사일로 방어하는 대공 방어 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친이란 반군의 드론 공격을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로 방어했는데, 이 미사일은 한 발에 300만 달러(약 360억원)짜리였다. 드론이 최대 수백만원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매우 크다.

이에 미군은 대등한 비용으로 드론을 막아낼 방어 시스템을 개발해 조금씩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방식은 크게 2가지다.

레이저, 또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사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WSJ은 이런 장비에 대해 “공상과학(SF) 소설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드론을 향해 극초단파를 발사해 목표물의 전자회로 등을 태우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도 일부 실전에서 사용 중이다.

이런 방식은 ‘탄약 수’의 제한 없이 전기만 공급되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초기에는 통신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드론 공격에 대응했지만 최근에는 드론이 공격자의 조종 없이도 미리 설정된 비행경로를 통해 공격하는 기술이 발전된 탓에 전파를 방해해봐야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개발된 전자파 방식도 도시의 다른 전자기기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조류 등 자연환경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분석된 바가 없다.

레이저 방식 역시 눈, 비, 안개나 연기에 취약하다. 레이저가 만에 하나 목표물의 거울 같은 표면에 반사된다면 예기치 못한 다른 피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최근에는 드론 수십 대가 인공지능(AI)을 활용,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벌떼식 공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처럼 공격하는 드론이 형태, 크기, 방식 등이 다양하다면 대응법도 훨씬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