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조센징의 만행”…미주중앙일보 또 한인비하 기사, 왜?

문제의 기사/클리앙 캡처

 

“H마트 노마스크…아줌마파워’ 기사 변형돼 수시간 게재

“암컷-김치냄새-미치광이”표현…네티즌들 “또 해킹이냐”

‘조센징 살처분’ 사태 후 외부 IP 차단했는데도 같은 문제

‘조국’ 칼럼 임의 삭제되기도…내부자 소행 가능성도 제기

지난달 17일 베트남 한인 사망사건에 대해 ‘조센징 살처분’이라는 내용으로 바뀐 기사가 게재(본보기사 링크)돼 파문을 일으켰던 미주중앙일보에 한달도 안돼 다시 ‘조센징의 만행’이라는 기사가 올라와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국 보배드림과 클리앙, 미국 미시USA 등 커뮤니티 사이트와 JTBC 방송 유튜브 댓글 등에 따르면 미주중앙일보 홈페이지에는 9일 새벽(미국 서부시간) 수시간 동안 ‘H마트 노마스크 백인 남성에 인종혐오를 가한 조센징의 만행’이라는 황당한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다.

이 기사는 애틀랜타K가 가장 먼저 보도했던 캘리포니아 아카디아 H마트의 노마스크 고객 관련기사(본보기사 링크)로 미주중앙일보 홈페이지에는 당초 ‘H마트 노마스크 백인 남성에 ‘나가라’…한국 아줌마 파워”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것이었다.

9일 새벽까지 미주중앙일보에서 가장 많은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던 이 기사는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수정됐고, ‘백신을 접종한 백인 남성에게 조센징 암컷이 집단적 인종혐오를 가했다”는 등으로 한인과 한국을 비하하는 문구와 표현으로 둔갑했다.

또한 이 기사는 ‘김치냄새 풀풀 하는 조센징 암컷들이 떼거지로 달려들어 마늘냄새를 풍기며 백인 남성의 구토를 유발했다’거나 ‘역겨운 조센징 냄새를 참지 못한 백인 남성은 미치광이 조센징을 피해 떠나야 했다’는 등 차마 한국인이 작성했다고 믿고 싶지 않은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해당 기사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됐지만 네티즌들은 해당 화면을 캡처하거나 게재 당시의 어카이브 링크를 공유하며 이같은 사태가 재발된 점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구글에 검색되는 해당 기사 링크/클리앙 캡처

 

본보의 취재 결과 미주중앙일보는 지난달 ‘조센징 살처분’ 기사 사건이 외부의 해킹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고 기사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내부의 한정된 IP(Internet Protocol)에만 부여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같은 결정에는 지난달 게재됐던 한국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칼럼이 누군가에 의해 임의로 삭제된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같은 수법으로 임의적인 기사 수정이 이뤄지자 내부자에 의한 소행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는 퇴사 직원들이나 외부 해커의 접근을 우려해 IP 제한조치를 취했지만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내부에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인 보안전문가는 “IP 접근제한이 있더라도 내부 전산망 침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수준의 실력있는 해커가 기사 1개를 손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만약 외부 해커가 침입했다면 직원 및 고객 정보를 비롯해 각종 데이터 유출 위험도 있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조센징 살처분’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해킹으로 의심되는 행위에 대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발표했던 미주중앙일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당시 기사는 수사 협조를 위해 보관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기사는 아예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중앙일보와 JTBC는 관련 기사를 여전히 게재하고 있다.

보배드림과 클리앙 등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날 게시판을 통해 “해킹이라고 하면서 왜 대책을 세우지 않아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느냐”거나 “내부소행 아니냐”는 등의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변형되기 전의 기사 원문/클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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