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애틀랜타 총격범, 사형 선고 가능할까?

풀턴카운티 검찰, 사형구형 방침…실제 선고 확률은 낮아

조지아 6년간 단 1명 선고…연쇄총격범도 종신형이 대세

검찰청장, 후보 당시 “풀턴서는 사형 구형 없을 것” 공약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애틀랜타 연쇄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2)이 첫번째 관할 재판부인 체로키카운티 법원으로부터 종신형을 선고받으면서 앞으로 진행될 풀턴카운티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풀턴카운티 검찰청의 패니 윌리스 청장(DA)은 롱에 대한 배심원 재판을 열어 사형을 추진하고 증오범죄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검찰은 롱의 범행 증거가 확실하고 이미 체로키카운티에서 모든 혐의를 시인했기 때문에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윌리스 청장의 말대로 사형 선고가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더 우세한 편이다.

사법정의 저널리즘 전문 비영리단체인 마샬 프로젝트(The Marshall Project)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수십명을 살해한 연쇄 총격범에 대해서도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샬 프로젝트는 “흉악한 살인범에 대해서도 관할 검찰이나 주정부의 법률에 따라 형량협상이나 구형, 실제 선고 등이 천차만별”이라면서 “사형 선고를 위한 재판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변수는 재판 비용이며 이전에 사형 선고를 자주 내렸던 카운티가 아니면 새로운 선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롱이 범행을 저지른 체로키카운티의 경우 역사상 단 한번도 사형선고를 내린 적이 없으며 풀턴카운티도 사형 구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해오고 있다”면서 “특히 현 패니 윌리스 청장도 지난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앞으로 풀턴카운티에서 사형은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윌리스 청장은 후보 토론 당시 “검사로서 수백명의 살인사건 용의자를 기소했지만 (법정이) 한 인간의 죽음을 명령할 만한 사건은 단 한 건 밖에 없었다”면서 “지난 2005년 탈옥 과정에서 연방수사관과 경찰, 판사, 법정 서기 등 4명을 살해한 브라이언 니콜스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결국 배심원들은 가석방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앞으로 사형을 추구해야 할 만한 케이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어떠한 범죄라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가장 적절한 처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체로키카운티의 섀넌 월러스 검찰청장은 “나도 수사 초기에는 사형을 구형하려고 했지만 신속한 정의 구현을 위해 유가족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택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법원이 사형 선고를 점점 기피하는 트렌드도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주는 지난 2015년 이후 귀넷카운티에서 자신의 딸을 살해하고 사체를 불태운 뒤에도 전혀 뉘우치지 않은 여성 티파니 모스 단 1명에게만 사형선고를 내렸다.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조지아 리소스 센터의 애나 아스노 대표는 마샬 프로젝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을 예방한다는 목적이 사형 구형의 고려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검찰은 사형 선고를 위한 배심원 재판에 들어가는 비용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쇠사슬에 묶인 롱의 모습.